〈5〉달서병

“신청사 지연 사과해야”(김용판), “제 경쟁자 아니다”(권영진)

현역인 김용판 의원과 재선을 지낸 권영진 전 대구시장 간의 맞대결 양상이다.

이들은 대구 신청자 이전 사업과 관련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달서병은 대구 신청사 이전지인 두류정수장 부지가 위치한 곳이다. 권 전 시장 임기 중 이전지가 결정됐다.

김 의원은 신청사 사업 건립 기금 조성 문제를 언급하며 권 전 시장을 공격하고 있다. 신청사 건립에 쓰려고 모아둔 기금을 코로나19 재난지원금으로 써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달서구민들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전 시장은 “책임을 퇴임한 전임시장에게 돌리는 것은 참으로 무능하고 비열한 행동”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불쾌감은 지난달 7일 출마 기자간담회에서도 드러났다.

권 전 시장은 김 의원을 겨냥, “제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인의 경쟁 상대는 자기 자신”이라고 일갈했다.

또 “제가 없으면 김용판 의원이 공천받을 수 있나”라며 “그 물음을 스스로 해봐야 한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즉각 반응했다. 대구시 신청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달서구민에게 사과하는 게 맞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또 2019년 권 전 시장이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던 점, 시장 시절 고향 안동 출신 공무원들을 대거 승진시킨 점을 거론하며 “지금 와서 현 정치를 탓하고 자신의 정치 역량을 과대평가해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말은 정말 소가 웃을 일”이라고 꼬집었다.

권 전 시장은 최근 출마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이 되면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이들과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관계성도 관전포인트다. 홍 시장은 이들 중 김 의원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김 의원은 권 전 시장의 달서병 출마설이 도는 지난달 10월께 홍 시장과 간담회를 통해 신청사를 주민 뜻대로 건립 추진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그간 신청사 부지인 옛 두류정수자 터를 일부 매각해 그 자금으로 신청사를 짓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김 의원과 주민 등의 반대로 다른 유휴 부지 매각을 통해 신청사를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10월 열린 대구시청 국감에서도 홍 시장은 권 전 시장의 신청사 사업이 건립 기금 조성 문제를 언급한 김 의원을 거들었다. 당시 홍 시장은 “권 전 시장이 코로나19 기금으로 대구시민들에게 뿌려버려 신청사 지을 돈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의원은 2일 “오는 6일 의정보고회를 준비 중”이라며 “신청사 건립이 다시 진행될 수 있었던 과정 등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정보고회에서 나온 김 의원의 발언을 통해 김 의원과 권 전 시장이 또 한번의 설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 관계자는 “김 의원이 본격적인 총선모드로 전환하면 대구신청사 이전 문제를 두고 김 의원과 권 전 시장 간 마타도어가 난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홍 시장과 김 의원이 신청사 건립추진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매각대상으로 지목된 시유지 인근 주민 등이 매각안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는 만큼 김 의원과 권 전 시장은 이에 대한 방안 제시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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