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책임감 가지고 내부 분열 수습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와 정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1시간40여 분간 배석자 없이 오찬을 함께 했다.

정 전 총리는 “단합이 선거 승리의 필요 조건”이라며 “검찰독재로 가는 길을 막는 게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데 최근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커지는 모양새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의 분열을 막고 수습할 책임과 권한은 모두 당 대표에게 있으니 책임감을 갖고 최근 상황을 수습하길 부탁한다”고 했다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정 전 총리는 특히 ‘현애살수’라는 사자성어도 언급했다.

이는 벼랑 끝에 매달려 잡고 있는 손을 놓는다는 뜻으로, 2006년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의장직을 사퇴할 때 쓴 표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해당 사자성어를 쓴 것은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불출마나 그 이상의 희생을 촉구한 것으로 읽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정 전 총리가) 결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라며 “그렇게 하면 당도, 나라도 대표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결단’의 의미를 묻는 말에 권 수석대변인은 “특단의 대책이나 과감한 혁신을 이야기하셨기에 비상대책위원회나 2선 후퇴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양당 간 혁신 경쟁을 선도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는데 그 말에 (결단의 뜻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이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한 통합 비대위 구성을 촉구했는데 정 전 총리가 말하는 결단은 이와는 다를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오찬에서 비대위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권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정 전 총리 등 문재인 정부 ‘3총리’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정 전 총리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총선에) 아무 역할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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