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중뇌(midbrain)에 위치한 흑색질 치밀부(substantia nigra pars compacta)의 세포가 퇴행성 변화를 일으킴에 따라,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이 감소해 여러 가지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느린 움직임, 떨림, 근육이 뻣뻣해지는 강직 증상 등이 흔하며, 불안이나 우울, 수면 장애, 변비, 성기능 장애, 배뇨 장애 및 기립성 어지럼증과 같은 비운동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정확하지 않으나 60대 이상의 환자가 많은 것으로 볼 때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며, 전체 인구에서 2%가량의 유병률을 보인다. 그러나 40세 이하의 젊은 환자에서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고, 드물게는 유전자 이상에 의해 가족성으로 발병(청소년기 발병 사례)하는 경우도 있다.



◆초기 증상

파킨슨병 초기에는 통증이나 한쪽 손발의 뻣뻣함, 느림, 떨림 증상 때문에 오십견이나 뇌졸중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종종 있어, 파킨슨병에 대한 감별 진단이 시행돼야 한다. 파킨슨병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서는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혈액 검사, 도파민 전달체 핵의학영상(DaT imaging) 검사 등이 필요하다.

파킨슨병과 감별해야 할 질환에는 뇌졸중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혈관성 파킨슨증, 약물 유발성 파킨슨증, 소뇌 실조 또는 안구운동장애 등이다.

또 병의 진행이 빠른 비전형성 파킨슨증(혹은 파킨슨-플러스 증후군)이 있다.



◆치료

파킨슨병은 느린 움직임, 강직, 떨림 등의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5~10년 전부터 변비, 렘수면행동장애, 우울, 후각 기능 저하 등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그 시기를 전임상 단계(preclinical stage)라고 부른다. 그 이후 파킨슨병이 의심되는 운동 증상이 나타나면 정밀 진단을 한 후 파킨슨병으로 진단한다.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은 주로 레보도파(Levodopa)나 도파민 효현제(dopamine agonist)와 같은 약물로 치료하며, 비교적 치료반응이 좋아서 질병 초기에는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증상 발생 후 시간이 경과하면, 약물에 대한 치료반응이 떨어지거나 약물효과의 지속시간이 짧아지고 도파민성 약물에 대한 부작용이 발생해 이상 운동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약 효과 지속 시간을 증가시키기 위해 모노아민산화효소-B 억제제(MAO-B inhibitor)나 COMT 억제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약제들은 최근에 3세대에 해당하는 새로운 약제들이 한국에도 출시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MAO-B 억제제인 ‘사피나마이드’, COMT 억제제인 ‘오피카폰’ 등이다.

따라서 파킨슨 약물 조절에 어려움이 발생할 경우에는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해 약물의 양, 복용시간, 복약할 약의 종류에 대해 조절해야 한다. 또 환자에 따라 뇌 심부 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이라는 수술 치료를 시도한다. 최근에는 유도 만능 줄기세포(iPS cell)를 이용한 치료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 파킨슨병의 질병완화치료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신경과 전문의 치료가 중요

흔히 알려진 운동 증상 외에 여러 가지 비운동 증상들도 파킨슨병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불안이나 우울감, 수면장애,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땀 흘림, 기립성 어지럼증, 배뇨장애, 변비, 성 기능장애 또는 기억력 및 판단력 저하와 같은 인지 기능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비운동 증상의 경우 도파민성 약물이나, 다른 약제(항우울제, 변비약, 전립선 비대증 치료 약제 등), 운동이나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조절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적, 수술적 치료 외에 꾸준한 운동(수영, 걷기, 맨손체조, 요가, 스트레칭 등)과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아직 한약이나 봉침과 같은 한의학 및 기타 대체의학 치료 방법 중에서 과학적으로 충분히 효과가 입증된 것은 없다. 따라서 파킨슨병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는 신경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파킨슨병은 진단 후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면, 장기간 정상적인 일상생활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환자와 의사가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유수연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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