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위험 올리고 사망 위험도 증가



▲ 한유진
▲ 한유진














비만은 지방이 정상보다 더 많이 축적된 상태를 일컫는 용어이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 시간이 줄어든 현대인의 생활습관으로 인해 비만의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만은 생활습관인 흡연이나 음주와 달리 경제발전과 생활방식의 변화와 맞물려 발생하는 구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개선이 쉽지 않다.



◆비만의 진단

비만의 진단은 지방량의 평가를 기반으로 시행하지만, 실제적으로 지방량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려워 간접적인 지방량 지표를 기반으로 한다. 그 중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의 측정이다.

체질량지수는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구할 수 있다. 대한비만학회에서는 체질량지수 25㎏/㎡ 이상을 비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25-29.9㎏/㎡를 1단계 비만, 30-34.9㎏/㎡를 2단계 비만, 35㎏/㎡이상인 경우 3단계 비만으로 정의한다. 대한비만학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비만 유병률은 36.3%이다. 이중 남성이 46.2%, 여성이 27.3%였다. 최근 11년간 비만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1단계 비만보다 2~3단계의 고도비만 유병률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비만을 평가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두 번째 진단법은 허리둘레이다.

허리둘레로 복부비만을 진단하는 기준은 성인 남성은 90㎝이상, 성인 여성은 85㎝이상이다. 허리둘레로 표현되는 복부비만 유병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며,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23.9%가 복부 비만에 속한다. 특히, 최근에는 복부 비만이 20~30대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고, 체질량지수와는 달리 복부비만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복부비만 유병율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인바디(Inbody)라고 불리는 생체전기저항분석을 이용해 지방과 근육의 전기 흐름 차이를 측정해 지방의 비율을 계산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비교적 간편하고 체지방량, 수분량, 제지방량을 측정할 수 있어 병원에서 비만의 치료 전/후에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신체 수분량에 따라 오차가 크다. 따라서 음주나 이뇨제 복용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여성의 경우 생리주기에 따라 변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이나 복부지방 전산화 단층촬영으로 더 정확한 체지방률이나 내장비만을 진단할 수 있으나, 앞서 기술한 방법보다 기계가 고가이며 전문가가 있어야 촬영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비만과의 동반 질환

비만인 경우 대표적 성인병인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술을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기는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의 위험도도 약 3.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은 이전에는 비교적 경한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미국에서 간이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연령에서 B형간염을 대신하여 지방간질환의 원인으로 급부상 중이다. 비만과 함께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이 있는 경우, 심혈관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와 함께 근육량이나 근육의 질도 떨어진다.

근감소성 비만인 경우 비만이 단독으로 있는 경우보다 다른 만성 질환이 생길 위험도나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편 근육 내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근지방증이라고 하는데, 근지방증은 근육의 질과 직결돼 있다. 근지방증이나 근감소증이 비만과 동반되는 경우 비만이 단독으로 있을 때 보다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의 진행된 형태인 비알코올성지방간염이나 간섬유화의 위험이 더욱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의 치료

비만 치료는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사 습관 교정과 운동을 바탕으로 한다.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주당 150분 이상 또는 주 3~5회 유산소 운동을 실시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근육량이 함께 감소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다. 따라서 체지방을 감소시키면서 근력과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근력 운동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장기간 위해가 불분명한 극단적인 식이는 지양하며, 단백질이 충분하게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비약물치료로 체중감량을 실패한 경우, 약물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

체질량지수 35㎏/㎡ 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합병증(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 비알코올성지방간, 위식도 역류증, 이상지질혈증, 천식, 심근병증, 관상동맥 질환,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 비만대사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도움말=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내과 한유진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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