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지역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업을 지역민들에게 선보이는 DSAC 다매체 아트워크 프로젝트Ⅰ로, 올해 첫 전시로 심윤 작가가 선정됐다.
‘MEN IN THE CITY(멘 인 더 시티)’를 주제로 하는 이 기간 전시는 2020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Simcity’ 시리즈의 연장선으로 최근 작품을 선보인다.
심 작가는 최근작에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인간 내면의 심리를 인물의 역동적인 구성과 흑백의 사실적인 묘사로 담아내고 있다. 대형 캔버스 속 흑백의 강렬한 대조를 통해 현대인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을 공감하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흑백 배경의 주로 셔츠와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현대 도시 남성들이 등장한다.
특히 자연재해와 질병, 고독과 우울, 강박 등 다양한 사회 문제와 불안한 심리를 품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대형 캔버스 안에 집약적이고도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
전시 초반부에서는 ‘Office Worker’ 연작 두 점을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 헬레니즘 시대 대표 조각 작품 중 하나인 ‘라오콘’을 모티브로 억압된 현대인의 심리를 반영한 작품과 바로크 시대 루벤스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를 연상케 하는 작품으로 안식을 얻을 대상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재해석했다.
또 한 남성이 로데오 경기에서와같이 길들지 않은 소 위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Hang in there’과 치열하게 질주하는 경주마 위에 올라타 경쟁과 동시에 함께 앞을 향해 달려가는 ‘Run run run’도 볼 수 있다.
이 작품들 역시 불편한 정장 차림으로 현 사회와 힘겨운 싸움을 겨루는 현대인의 치열한 모습을 역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전시 후반부에는 이러한 과정 뒤에 지친 현대인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힘없이 소파에 누워 쉬고 있는 셔츠 차림의 한 남성이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우는 ‘Sofa in the forest’와 얼굴을 배제한 장장 차림의 남성이 힘없이 성모 마리아와 천사들에게 들려져 있는 ‘Pieta’가 어딘지 모를 공허한 현대인의 고독한 모습을 연상시킨다.
문의: 053-584-8720.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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