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부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 정민주 경사



국내에 입국한 새터민(탈북민)은 1962년 6월 최초 귀순자를 시작으로 현재 3만3천여 명이 넘어가고 있고 지난해에만 63명이 입국했다. 탈북민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존재가 아닌 일상생활 속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이웃이다.

하지만 탈북민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부족하고 사회적 편견은 여전하다. 한국인 남편을 둔 탈북민 A씨는 “시댁에서는 내가 탈북민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결혼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탈북민이라는 사실을 숨기며 살고 있다. 탈북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주위에서 호기심 어린 질문도 하고 상처가 되는 이야기를 해 탈북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지 않다”며 여전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이 두렵다고 이야기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모임마저 줄어들어 탈북민들은 더욱더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설날 역시 혼자 쓸쓸히 보내야 한다며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가 있을까. 탈북민 지원 단체의 작은 선물에도 연신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탈북민들을 보면 누구보다도 사람이 그립고 사랑이 그리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입국 탈북민에게 정착금·주거·취업·사회복지·교육·정착도우미·보호담당관 등 여러 지원 사업이 있다. 또 다양한 단체가 탈북민의 안정적인 사회 정착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경제적인 지원은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데 근본적인 도움이 되긴 하지만, 차별과 편견은 정착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탈북민 B씨는 “목숨 걸고 처절하게 넘어 온 기억이 아직까지 마음에 상처로 남아있다. 많은 곳에서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어 줘 삶이 안정됐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한다.

탈북민들은 명절이 되면 혼자 한국 사회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많은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들의 건강한 정착을 위해 우리 사회는 더 많은 관심과 제도를 강화해 안정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어느 때보다 가족이 더욱 그리워지는 설 명절, 주위 탈북민에게 온정이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

대구 중부경찰서 정보안보외사과 정민주 경사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