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230여 명이 400m 줄…첫 검사자 1시간30분 대기||임시검사소, 180여 명

▲ 대구 월성공원을 둘러 PCR(유전자증폭) 검사 대기자 230여 명으로 구성된 긴 줄이 20일 오전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형성됐다.
▲ 대구 월성공원을 둘러 PCR(유전자증폭) 검사 대기자 230여 명으로 구성된 긴 줄이 20일 오전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형성됐다.
대구지역에 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보건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는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이 재차 시작되면서 이 같은 풍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전 9시50분께 달서구보건소.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 줄의 끝을 찾지 못하자 보건소 직원들은 안내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검사 시작 시간 전부터 230여 명의 대기자가 월성공원을 가로지르며 400m가량에 이르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을 형성했다.

일부 시민은 긴 대기줄을 본 후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직원들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줄 간격을 띄워달라고 부탁했지만 의료·보건 인력 수 명이 수백 명의 대기자를 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대기자들은 영하 3℃의 날씨에 발을 동동 구르며 서로를 꼭 껴안고 있었다.

손자와 함께 긴 줄의 첫 번째 대기자로 서 있던 상모(61·여)씨는 “회사에 어제 확진자가 발생해 문을 닫으면서 오늘 PCR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가 내려졌다. 손자에게 옮길까 걱정도 돼서 검사시키러 데리고 나왔다”며 “지역 내 확진자가 많다는 소식에 대기자가 많을 것을 예상해 혹시 몰라 일찍 나와 1시간30분 동안 줄을 서는 중”이라고 전했다.

같은날 오전 10시40분께 구 두류정수장 임시검사소.

이곳 역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빽빽하게 줄을 서 있었다.

줄을 서려던 사람들은 40~50분가량 대기해야해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수많은 대기자를 보고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보건소보다 의료·보건인력이 부족한 임시검사소는 서류처리 및 검사 업무만 해도 바빠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는 안내를 할 여력조차 없었다.

직장인 황성진(33)씨는 “평소 바빠서 PCR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데 오늘만큼은 회사가 시간을 주며 시켜서 처음 와봤다”며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오히려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한편 20일 0시 기준 대구지역 확진자 수는 364명을 기록했다.





▲ 180여 명의 PCR(유전자증폭) 검사 대기자가 20일 오전 대구 구 두류정수장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 180여 명의 PCR(유전자증폭) 검사 대기자가 20일 오전 대구 구 두류정수장 임시선별검사소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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