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열 등 높게 나타난 반면 ‘문사철’로 불리는 인문계열 좁은 문||학령인구 감소 대비해

▲ 경북대학교 본관 전경
▲ 경북대학교 본관 전경
지역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전공에 따라 편차가 크게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통적으로 취업이 잘 되는 의약계열과 재활과학, 건축학 등은 꾸준히 높은 취업률을 보인 반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수요가 줄어든 사범대와 ‘문사철’로 불리는 인문계열 일부학과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대학정보공시(2020년 12월31일 기준)에 따르면 2020년 대구·경북지역 4년제 일반대학 졸업생들의 평균취업률은 55.7%로 이전해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전반적인 취업률 하락과 함께 전통적으로 취업이 잘 되는 일부학과는 취업률 100%를 기록한 반면 취업률 0%를 보인 학과도 여럿 있다.

경북대학교는 간호학과 76.9%를 비롯해 치위생학과(87.5%) 등 의학계열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의학(88.1%), 농산업학(90.5%), 축산생명공학(81.8%), 건축학전공(79.2%), 행정학부 공공정책전공(83.3%) 등은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에 전원 취업하는 전자공학부 모바일공학전공은 이번 조사에서 유일하게 취업률 100%에 유지취업률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1명이 졸업한 글로벌인재학부 융합생명과학전공은 2년 연속으로 취업률 ‘0’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영남대는 67명이 졸업한 약학대학(약학·제약학 전공)과 군사학과(36명) 등이 취업률 100%를 달성한 것을 비롯해 건축학전공(86%) 등 11개 학과가 취업률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어교육과, 영어교육과, 한문교육과 등 사범대 일부 학과는 10~20%대의 저조한 취업률을 보였다.

계명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36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약학대학과 교육학과(8명), 경찰법학과(2명)가 전원 취업한 반면 기독교학과, 일본학전공 등 일부 인문계열 학과는 30%를 밑도는 취업률을 나타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직전년도 취업률 0% 학과가 한 곳도 없었던 학교에서 취업률 ‘0’이 6곳씩이나 한꺼번에 발생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직전년도 50%의 취업률을 보였던 대구한의대 산림조경학과와 토목디자인전공은 이번 조사에서 취업률 ‘0’을 기록했다. 또 한방생약자원학과와 관광레저학과, 국제문화정보대학 일본어전공·한문학전공도 취업률 ‘0’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받았다.

이처럼 지역대학들의 극심한 학과별 취업률 편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지역 교육 관계자는 “학령인구는 갈수록 줄어들고 취업시장 환경도 급변하는데 대학은 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취업이 극히 부진한 학과는 과감하게 통폐합하는 등 시대변화에 적극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9일 비수도권 ‘7개 권역 대학 총장협의회 연합’은 국회에서 지역대학 위기 타개를 위해 ‘공공기관 지역인재 50% 채용의무제 개선’, ‘선제적 정원 감축 대학 지원’, ‘한계에 다다른 사립대학의 퇴로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