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구미 정차…정치계, 경제계 입장차만 확인

발행일 2022-01-19 14:03:2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난 18일 구미상공회의소에서 KTX 구미 정차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유관 기관단체 간담회가 열렸다.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가 KTX 구미 정차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지만 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지역 정치권에서 “ KTX 구미 정차가 정치적으로 이용돼선 안된다”며 일찌감치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3층 구미상공회의소에서는 ‘구미공단역 신설을 위한 유관 기관단체 간담회’가 열렸다. KTX 구미 정차 방식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들어보고 지역 내부에서 합의점을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구미상의 윤재호 회장, 구자근·김영식 국회의원, 황선태 부회장(엘지전자 상무), 구미중소기업협의회 김영호 회장, 경북경영자총협회 장영호 부회장, 구미시 이창형 경제지원국장, 구미시 이종우 도시건설국장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구미상의 윤재호 회장은 “지금의 김천(구미)역이 정치적 논리로 결정됐다”면서 “구미 기업·상공인 상당수가 KTX 구미공단역 신설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 경제계가 요구하는 건 경부고속철도 선상의 약목 인근에 새로운 역을 짓는 방안이다. 이 역이 신설되면 기존 김천(구미)역보다 이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 지역경제계는 지금까지 나온 KTX 구미 정차 방식 중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꼽고 있다. 구미시의 입장도 경제계와 동일하다.

구미시 이종우 도시건설국장은 “기존 구미역에 정차하는 방식은 고속선로가 아닌 일반선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속도제한이라는 단점이 생긴다”고 “위치나 비용, 접근성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 구미역보다 약목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이 주장하는 기존 구미역사 이용 방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남북내륙철도 공사 구간 김천분기점과 경부선철도 김천역을 연결한 후 KTX 열차가 구미역에 정차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간담회에 참석한 구자근·김영식 국회의원은 “구미공단역을 포함해 어떤 방안이든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구미공단역 신설 방안에 대해서는 “KTX 구미 정차 방식을 정치적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김영식 의원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KTX역을 신설하는 제3의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약목보다 통합신공항 쪽의 명분이 더 강하다”며 “기업·상공인들의 마음은 알겠지만 KTX 구미 정차 방식은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이 구미공단역 신설을 반대하는 건 이 방안이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과 맞물려 있어서다. 약목에 구미공단역을 짓게 되더라도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구시의 협조가 필요하다. 최근 구미시가 대구취수원 구미 이전에 속도를 내는 것도 KTX 구미공단역과 맞바꾸는 위해서라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구미공단역 신설을 지지하지만 정치적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 “다양한 방안을 복수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좀 더 논의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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