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작가 15명이 본 이 시대의 맥시멀과 미니멀 ||청년 기획자 아트만, 스테어스의 공동

▲ 류은미, The mothers
▲ 류은미, The mothers
‘Hoxy, 당근이세요?’

수창청춘맨숀이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이색 전시를 개최한다.

현시대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온라인 플랫폼을 아이디어로 삼은 이번 전시는 ‘중고거래’라는 사회적 현상을 주목해 현대인의 삶을 통찰하고자 한다.

특히 중고거래에서 일어나는 구매자와 판매자를 두고, 이 시대에서 추구하는 괴리되지만 맞닿아있는 사회현상을 주목한다.

전시는 예년 수창청춘맨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와 달리 지역 청년 기획자가 기획을 맡았다. 청년 단체 아트만과 스테어스의 공동 기획으로 진행됐다.

박민우 아트만 대표는 “오늘날의 사회와 닮은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동시대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미니멀과 맥시멀로 나누었다”며 “미니멀과 맥시멀은 각자가 지향하는 삶으로, 채움과 비움의 큰 틀에서 바라본 작가들의 시선을 담는다”고 설명했다.

중고거래에서 비움으로써 여유와 가치를 찾는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판매자와 모든 사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맥시멀라이프를 추구하는 구매자의 만남을 사회의 단면으로 바라본 것이다.

‘맥시멀라이프’과 ‘미니멀라이프’라는 큰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참여 작가를 맥시멀과 미니멀로 나눠 우선 공모를 받고 진행됐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현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을 재해석했다.

▲ 설고은, 새벽 3시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보여줬다 재생했다 이어졌다 확산했다 연결했다 다시 시작한다
▲ 설고은, 새벽 3시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보여줬다 재생했다 이어졌다 확산했다 연결했다 다시 시작한다
▲ 김자옥, 빡고레이스
▲ 김자옥, 빡고레이스
‘맥시멀라이프’에는 권민주, 김자옥, 류은미, 박다현, 설고은, 이지후, 이향희 7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맥시멀 섹션은 ‘채움’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채움은 소유, 수집의 과정으로 단순 사물을 넘어 일상, 풍경, 기억, 감정 등으로 채우려고 한다.

이들은 각자가 사유한 방식으로 맥시멀을 추구하며 채운 방식을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모두 녹여 보다 직접적으로 사물에 대한 소유욕을 표출한 김자옥 작가를 비롯해 기억 속 장면을 분류해 시각화한 이향희 작가, 일상 속에서 오가는 언어 사이 발생하는 무수한 감정들을 하나의 상징적 단어로 대상화해 주파수의 형태로 시각화한 류은미 작가 등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 김정우, 등가교환37
▲ 김정우, 등가교환37
‘미니멀라이프’에는 김시연, 김정우, 김현호, 남정근, 우덕하, 유혜민, 조규빈, 차유나 8명의 작가가 함께했다.

미니멀 섹션은 ‘비움’으로, 궁극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만 남기는 것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즉 과열되고 치열한 삶과 방대한 데이터 속 보이지 않은 근본적인 가치는 비움을 실천할수록 가능하다고 보는 맥시멀과는 정반대의 시각인 것이다.

차유나 작가는 여행을 다닐수록 짐을 하나씩 비워내며 결국 단출하게 떠난 것을 본인의 소지품만으로 전시했으며, 김시현 작가는 ‘1’이 ‘0’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점’이 ‘우주의 블랙홀’로 변모하는 과정을 이미지로 드러냈다.

재미있는 점은 결국 미니멀라이프가 맥시멀라이프를 추구하는 이들의 지향점이 변화하면서 형성된 삶이라는 것이다.

박천 스테어스 대표는 “두 그룹은 전혀 다른 성질을 갖고 있지만, 결국 판매자나 구매자 한쪽만 있어서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며 “이번 전시는 오늘날 사회가 작동되는 시스템을 단면화해 들여다보고 전지적 시점에서의 동시대 고찰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전시는 오는 3월31일까지.

문의: 053-252-2568.

▲ 우덕하, 기다리는 사람들
▲ 우덕하, 기다리는 사람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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