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붕괴 속도 늦춰질 수 있다”…융빙수에 의한 ‘자기 방어 기작’ 세계 최초 발견

발행일 2022-01-16 14:03:5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윤승태 교수

서남극 스웨이트 빙하 인근 지역을 탐사 중인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남극 빙하가 녹은 물인 융빙수가 서남극 지역 빙붕의 붕괴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윤승태 교수는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팀, 서울대 남성현 교수팀, 미국 휴스턴대, 영국 남극 조사소 등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서남극 스웨이트(Thwaites) 빙붕 인근 해역에서 유출된 융빙수가 다시금 빙붕의 용융(열로 인해 얼음이 물로 변하는 현상)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자기 방어 기작’을 새롭게 발견했다.

빙붕(ice shelf)은 남극 대륙빙하와 이어진 수백 미터 두께의 얼음 덩어리다. 바다에 떠 있으면서 빙하가 바다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융빙수가 빙부 주변 해양 순환을 강화하고, 빙붕 하부로 따뜻한 해수를 더 끌어들여 빙붕 용융을 가속화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윤 교수는 국제공동연구팀과 함께 2020년 1, 2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스웨이트 빙하와 파인아일랜드 빙붕 인근 바다에서 직경 40㎞의 소용돌이를 추적해 융빙수의 새로운 역할을 찾아냈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관념과 달리 남극이 ‘자기 방어 기작’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해당 기작에 의해 빙붕 붕괴 속도가 늦춰져 전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남극은 빠르게 녹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남극 관측을 통해 남극 용융 기작을 면밀히 탐구해 미래 해수면 상승 예측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월13일자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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