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인 먹는 약(알약) 투약이 이르면 내달 하순부터 이뤄진다. 국내에 도입되는 새로운 치료제는 미국 화이자가 생산하는 ‘팍스로비드’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새 치료제의 효과와 관련 “델타 변이 확진자가 입원 또는 사망으로 가는 비율을 88% 낮췄다”고 밝혔다. 확진자의 중증 진행을 막는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이다.

부작용으로 미각 이상, 설사, 혈압 상승 및 근육통 등이 보고됐으나 대부분 경미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한다. 기존 주사제 등에 비해 사용이나 운송, 보관 등이 간편해 재택치료 환자들에게 손쉽게 처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치료효과가 우수한 데다 부작용이 경미하고 사용도 간편하다. 오미크론 등 변이에 대해서도 효과가 기대된다. 먹는 치료제가 ‘위드 코로나’(일상회복)로 갈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이유다.

식약처는 지난 27일 팍스로비드의 국내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1월 중 약 2만 명분의 팍스로비드가 국내에 들어온다. 이어 순차적으로 반입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화이자와 36만2천 명분의 선구매 계약을 한 상태다. 또 1월 초까지 40만 명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머크의 ‘몰누피라비르’에 대해서도 긴급 승인을 검토 중이다. 몰누피라비르는 화이자에 비해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몰누피라비르 24만2천 명분도 선구매 계약을 했다. 그러나 식약처가 최종 승인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폐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구매선을 다양화 해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현재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몰누피라비르의 사용을 승인했다. 각국이 먹는 치료제를 앞다퉈 승인하면서 물량확보 경쟁에 나선 상황이다. 때문에 우리가 필요한 물량을 제때 확보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올초 백신 확보에 뒤처져 겪은 혼란을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보건소와 지자체가 재택치료자, 생활치료센터 입소자 등에게 배송해 투약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코로나 대응에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먹는 약은 입원 환자를 줄여 의료체계를 유지시키는 버팀목 역할도 가능하다. 예방이 목적인 백신과 보완적으로 사용하면 코로나를 계절 독감처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양대 축 대응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치료제와 백신이 방역의 전부는 아니다. 코로나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수다. 아울러 번거롭더라도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를 잊어선 안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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