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악취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오는 2040년까지 총 2조7천억 원을 투입해 하수 악취와 하천 수질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목표는 하수도 우·오수 분류화율 100%다. 도시 내 소하천에는 빗물과 지하수만 흐르게 하고 각종 오수는 별도 매설되는 오수관을 통해 흘려 악취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악취는 주민들의 삶의 질은 물론이고 도시의 품격까지 떨어뜨린다. 특히 도심이나 주택가 하수관로에서 풍기는 심한 악취는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괴롭히는 공해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 특히 더하다. 창문을 열기 어려운 곳도 적지 않다. 복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시민들을 악취로부터 해방시키는 것도 미룰 수 없는 중요한 복지다.

현재 대구의 우·오수 분류화율은 43.9%에 머물고 있다. 다른 대도시(광역시 평균 64%)에 비해 크게 낮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도심 소하천과 하수관의 악취에 속수무책으로 시달릴 수밖에 없다. 또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오수가 하천으로 넘쳐 악취와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내년부터 2035년까지 도심을 관통하는 주요 하천을 중심으로 오수 전용 간선관로(84㎞)를 설치한다. 대상은 신천·범어천 33.3㎞, 금호강 구간 27.7㎞, 동화천 구간 8㎞, 팔거천 구간 9.5㎞, 용호천 구간 5.5㎞ 등이다. 이에 더해 간선관로 주변지역의 지선관로도 우·오수 분류를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그간 구·군별 우선 순위에 따라 추진되던 선(線)단위 방식의 하수도 정비를 대구시 전역을 일정 구역으로 나눈 면(面)단위 방식으로 전면 개편한다. 소외지역을 없애고 하수처리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도심인 신천유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1조3천억 원이 재정사업으로 투입된다. 최근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서대구역세권 주변에는 민간투자사업(BLT) 형식으로 5천억 원이 들어간다. 금호강 및 서부하수처리 구역에는 2040년까지 9천억 원이 투입된다. 당장 내년에는 신천하수처리장~동신교 구간 공사와 신천 하류지역의 면단위 정비설계가 시작된다.

악취저감 시설은 도시의 기본 인프라다. 대구시의 우·오수 분류화율이 다른 도시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에서 ‘역대 대구시장들이 왜 이제까지 악취저감 정책을 미뤄왔나’ 하는 안타까움마저 든다.

대구시는 이번에 수립한 정책 목표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점검하기 바란다. 악취저감이 시민들을 위해 무엇보다 서둘러야 할 정책이기 때문이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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