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품일꾼<59>배재욱 성주 미소육묘장 대표

발행일 2021-12-19 13:16:1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밑바닥 인생에서 육묘전문가로 변신

배재욱 성주 미소육묘장 대표


성주는 전국 최대 규모이자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참외 재배 도시이다. 당연히 참외 재배 등을 위해 설치한 비닐하우스의 규모도 전국에서 최대로 꼽힌다.

비닐하우스에는 참외와 고추, 오이 등 다양한 농작물이 재배되고 있다.

육묘는 이 같은 농특산물의 성공적인 재배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성주군 대가면에서 ‘미소육묘장’ 을 운영하는 배재욱(57) 대표는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우량종의 육묘를 제공하는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배 대표는 참외는 물론 토마토 육묘 전문가이다.

토마토를 재배할 때 꽃을 피우는 횟수를 표시하는 ‘화방’의 경우 전국에서 36단이 최고 횟수였으나, 배 대표는 38단을 성공하며 전국 육묘계에서 선구자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성주가 고향인 배 대표는 연간 170여 개 종목의 육묘를 재배하고 있다.

그에게 전국에서 육묘 구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그의 노하우를 전수 받으려는 육묘 관계자들의 벤치마킹도 이어지고 있다.

배 대표는 육묘 업계의 대가로 성공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인생의 밑바닥을 경험하고 숱한 실패를 거듭하는 등 마치 소설 같은 인생을 살았다.

그는 젊은 시절 대구 이현공단에서 정밀금형 회사를 운영했다. 하지만 거래처로부터 사기를 당했고 회사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갓 태어난 아기의 분유 값도 내지 못할 만큼 빈털터리로 전락한 후에야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에서 땅을 빌려 죽을 각오로 참외 농사를 했다. 그러던 중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면서 ‘인생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2011년부터 육묘장을 운영했으며 현재는 2곳의 육묘장을 운영할 만큼 부농의 꿈을 이뤘다.

과거 춥고 배고픈 시절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는 그는 요즘에도 오전 3시에 어김없이 일어난 후 육묘장을 관리하고, 직접 참외 농사를 짓는다.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배 대표는 ‘제1회 교사체험수기’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용순(80·칠곡 기산면 안다미로 귀때 박물관장) 교사가 쓴 ‘플라타너스 나무 아래서 캐낸 진실’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교사는 당시 배 대표의 4학년 담임 선생님이었다.

교사 수기에서 배 대표의 일대기를 기록한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배 대표는 문제아, 말썽꾸러기, 개구쟁이, 사고뭉치였다.

고등학생 때 패싸움에 휘말려 화원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후 45일 동안의 순화 교육을 받고 칠곡소년원에서 지냈다.

철없고 무모했던 자신의 행동을 깊이 반성한 배 대표는 소년원에서 대입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또 모범수로 선정돼 조기 출감했으며, 이후 이현공단에서 금형기술을 배워 금형공장을 경영하기도 했다.

배 대표는 교도소에 수감됐을 당시 끊임 없이 면회를 하며 헌신적인 사랑을 베푼 이용순 교사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현재도 극진히 모시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못 된 짓을 저지른 탓에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께 속죄하는 심정으로 선생님을 제2의 어머니로 모시고 있다”며 이 교사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털어놨다.

또 이 교사가 소개한 러시아 대학생을 3년 동안 지원하고 있으며, 성주 대가면에서 사회보장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배재욱 대표는 “앞으로도 청소년기에 불우한 환경에서 지내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여태껏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도록 사랑 나눔 실천은 물론 다양한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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