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리인이냐” vs 야 “내로남불”

▲ 문상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상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6일 열린 문상부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 여부를 놓고 격돌했다.

문 후보자의 국민의힘 활동 내역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여당은 후보자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관리위원으로 활동한 이력을 문제 삼아 정치적 중립에서 벗어난다고 비판한 반면 야당은 더불어민주당이 그동안 친여 인사들을 선관위에 추천한 사례를 들어 ‘내로남불’이라고 맞섰다.

민주당 김민철 의원은 문 후보자를 향해 “국민의힘 당비를 내고 상임위원장까지 하셔놓고 다시 선관위원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건 명분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이 볼 땐 공정성과 중립성에서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말했다.

양기대 의원도 문 후보자의 국회 방문기록을 제시하며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국회에 1월부터 10월까지 총 18번을 방문했는데 소통한 사람이 국민의힘 쪽이라고 나와 있다”라며 “윤석열 후보 대통령 선출에 중요한 부분도 하셨고, 또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 추천으로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사무총장도 했다”고 편향성을 지적했다.

그는 “대선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 이런 전력이 온다는 건 중앙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훼손을 줄 거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라며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그쪽(국민의힘)을 대리하기 위해 (선관위원으로)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 후보자가 선관위에 30여 년간 근무한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민주당이 오히려 그동안 친여 인사를 중앙선관위에 주로 추천하지 않았느냐고 역공에 나섰다.

김정재 의원(포항 북구)은 “현 선관위가 친여 인사 위주로 구성돼 있고, 편향적인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선관위가 ‘투표가 위선을 이깁니다’라는 문구에 민주당이 유추된다는 이유로 사용 불가 판정을 받은 것과 관련 “위선, 무능, 이런 것들이 어떻게 민주당을 상징하는 단어가 될 수 있느냐”며 “상당히 정치 편향적이지 않은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이영 의원은 “후보님의 정치적 중립이나 공정성에 대한 이슈를 여당 의원님들은 20일 남짓한 당원 이력을 갖고 지적하는데 35년이라는 긴 시간을 선거관리 관련 업무와 비교할 수 있나. 35년간 굉장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왔다고 본다”고 문 후보를 감쌌다.

한편 여야는 이날 오후 5시 전 청문회 질의를 마친 뒤 여야 합의로 보고서 채택을 시도했으나 여당의 반대로 불발됐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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