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역 개통연기…SRT 비협조 때문인가

발행일 2021-12-05 15:29:2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서대구KTX역은 대구의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당초 올 12월 중으로 예정됐던 개통시기가 내년 중으로 잠정 연기됐다. 개통에 임박해 삐걱거리는 모습이다. 시민들은 어리둥절하다.

대구시가 밝히는 이유는 안전 문제다. 기존 KTX 하행선은 신동역 부근에서 지하로 빠져 서대구역을 통과한 뒤 지상으로 올라와 동대구역으로 간다. 이에 반해 서대구역에 멈추는 고속열차는 신동역 부근에서 구 경부선 철로를 이용해 서대구역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에 따른 노선 정리 등 관련 문제가 아직 남아있어 개통을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안전문제가 거론되니 당혹스럽다. 철도의 안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근 3년에 가까운 공사기간 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기본 중의 기본인 노선정리 문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개통이 미뤄지자 일각에서는 또 하나의 이유를 거론한다. 최소한의 정차횟수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는 것이다. 대구시는 서대구역에 고속열차(KTX·SRT)가 하루 편도 21회 이상 정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예타 용역에서 산출된 수요에 맞춘 것이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잇달아 들어서는 만큼 향후 수요는 충분하다. 실제 서대구역 영향권에 있는 주민은 148만 명으로 동대구역 110만 명보다 더 많다는 조사도 나와 있다. 대구 서·북·달서·남구·달성군과 함께 경북 고령·성주·칠곡군 주민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근 성서, 달성산단 입주업체들도 서대구역 고객이다. 이용객 증가는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는 열차 정차횟수는 한번 결정되면 변경이 어렵기 때문에 개통 전부터 계획된 횟수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KTX와 SRT측은 수요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RT측은 횟수는 커녕 아직 정차여부도 최종 결정하지 못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사실이라면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SRT는 한국철도가 대주주인 공기업이다. 백보를 양보해 현재 수요가 기대에 일부 미치지 못하더라도 국가 공기업이 대구시민의 염원이 담긴 서대구역 건립 취지를 외면해선 안된다. SRT는 계획된 정차횟수를 개통 초기부터 대구시민에게 제공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대구시는 서대구역 개통연기의 사유를 시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문제점 보완을 서두르는 동시에 필요하다면 시민사회의 지원을 얻어내야 한다. 지금은 대선을 앞둔 시점이다. 지역 정치인들도 SRT의 납득하기 어려운 자세를 소속당 대선 후보들에게 알려 정차 횟수를 확보하는데 앞장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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