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째 매출 상승…효성청과 간판경매사 정상록 본부장 || 도·소매인, 서민들의 목소리에

▲ 효성청과 정상록 본부장이 경매장에서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 효성청과 정상록 본부장이 경매장에서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3(등급)이요~3이요~3이요~ 855번 낙찰!”

오전 6시30분께 대구 북구 농산물도매시장. 이곳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아침은 다른 사람보다 조금 이르다.

이곳에서 30여 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는 정상록(51) 본부장은 1993년 효성청과에 입사해 과일부에서 11년째 경매 업무를 하고 있는 회사의 간판 경매사다.

경매가 시작되면 정 본부장의 지휘 아래 실시간으로 등급, 품목, 장소가 바뀐다. 경매에 참여하는 중도매인들은 품목을 유심히 살펴보며 응찰기를 바쁘게 누른다.

농민들이 농사를 지어 도매시장으로 출하를 하면 경매사가 물품의 맛, 선별, 신선도, 포장, 품질 등을 평가한다.

거래처 납품(주문)을 받은 후 경쟁으로 전자경매가 진행되며 개개인이 응찰기로 응찰을 하게 된다. 경매사는 중도매인이 응찰한 최고로 높은 가격을 낙찰하는 역할이다.

정 본부장은 “일년 중 제철과일이 제일 중요하다. 지금은 밀감과 딸기가 내년 봄까지의 매출을 좌지우지한다. 품목 등은 도매상마다 다르지만 제철로 물량이 많아지는 품목을 가장 많이 내놔야 매출이 오른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과일부 경매사를 시작한 이래로 11년째 매출이 꺾인 적이 없다고 했다. 매년 8~10%씩 매출이 오르고 있어 한계에 도달해 보고자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끊임없이 상승하는 매출 최고 비결로는 도소매인 및 농민과 소통을 꼽았다.

그는 일상에서 과일박스가 보이면 박스에 적혀있는 출하주들을 메모해 놓았다. 그렇게 모은 명단만 7천 명에 달한다.

정 본부장은 경매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본과 기초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품목과 품종을 알아야 하며 품질, 맛, 촉각으로 평가를 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농장을 자주 방문하는 등 농민과 소통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많은 출하주가 나의 재산이라고 생각하면서 경매사 생활을 했다. 경매장에 오르기 전에 시세를 미리 확인 한 후 얼마쯤 팔아야 하는지 기준을 대략적으로 정한다. 품목의 물량 및 재고 등을 파악해 시세를 결정하기도 한다.

또 소비자 입장을 생각해 가격을 정한다. 중립적으로 농민과 소비자 서로간 피해를 가지 않도록 조율해야 한다는 것.

농민들과 중도매인들의 상황을 고려해 조율하는 것은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노하우다.

전국에서도 큰 규모를 자랑하는 대구 농산물도매시장에 대한 애착도 강한 그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농촌에 일손이 부족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일손이 부족하게 되면 출하시기 또한 지연되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 농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인력도 없으며 고령화로 일손이 없는 상황”이라며 “힘든 시기에 농민들에게 높은 가격을 낙찰해 주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농민, 중도매인,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더 공정한 경매를 진행하고 농산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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