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참석 의원들이 김기현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참석 의원들이 김기현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당 내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선대위 인선 이견 등으로 불거진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은 장기화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그 이면에는 내년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3·9 재보궐 선거, 6·1 지방선거 공천권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2일 선대위 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았다.

월·목요일에 정례 회의가 개최돼야 하지만, 이 대표 부재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전날 “(이 대표에게)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윤 후보는 이날 공식 일정을 이어가며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지난달 30일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부산, 순천, 제주 등 지방을 다니며 사흘째 비공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는 이날 윤 후보를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제주 4·3 평화공원 참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것이 당무 거부냐 얘기하시는데, 우리 후보가 선출된 이후에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후보의 의중에 따라 사무총장 등이 교체된 이후 제 기억에 딱 한 건 이외에 보고를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대표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의 익명 인터뷰를 사태의 핵심 중 하나로 짚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대선 후보의) 핵심 관계자 발로 언급되는 여러 가지 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들이 지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 간의 냉랭한 기류가 이어지면서 오는 6일 선대위 출범식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표면적으로는 ‘선대위 구성’이 갈등의 요인이지만, 공천권을 염두에 둔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후보로서는 대선 이후 당내 지형까지 고려해 공천권을 행사해야 하고, 이 대표로서도 공천 결과에 따라 당내 역학관계가 달라지는 만큼 견제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나는 것은 대선 승리를 낙관하는 장밋빛 내부기류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쓴소리도 나온다. 대선을 앞둔 절박감이 없다는 것이다.

11월 5일 경선 이후의 컨벤션 효과도 잦아든 흐름이다.

채널A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지난달 27~29일 실시해 지난 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 35.5%, 윤 후보 3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오차범위 이내긴 하지만 두 후보가 선출된 이후 이 후보가 윤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은 MBC 라디오에 나와 지지율 추이에 대해 “선대위 관련한 말썽들이 계속 일어났고 불협화음들이 보이니까 좀 낮아질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내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빨리 당이 전열을 가다듬어 국민에 정감있게, 사랑받는 당으로 다가서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윤 후보가 주최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과의 오찬에서 신경식 상임고문은 “바다가 모든 개울물을 끌어안듯 윤 후보는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싫든 좋든 전부 내 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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