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느린 걸음, 2010)
살다보면 산전수전 다 겪는다. 그 과정에서 지혜를 터득한다. 못 배우고 보잘 것 없는 삶을 살아도 지혜의 샘물은 고여 든다. 해서 현실이 만족스럽지 못해도 바른 길을 분별할 수 있다. 자신은 바담풍 해도 바람풍이라고 가르친다. 평생 돈만 쫓아왔다고 하더라도 돈이 행복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다보면 돈은 부수적으로 따라올 수도 있다. 돈을 쫓는 삶은 본말이 전도된 삶이다. 자기가 원하는 일을 성실히 하는 것이 요체다.
편한 길은 보람이 없다. 하고 싶은 일도 못하고 돈도 벌지 못하는 최악의 길이기 십상이다. 원하고 욕심낸다고 그리 되는 세상은 아니다. 청년들이 한탕주의 영끌 투기에 매달리는 현실이 안쓰럽다. 부모와 자식의 가치관 역전은 그릇된 사랑의 산물이 아닐까. 부모의 잘못일 가능성이 크다. 자식들이 그 부모를 따르고 존경하는 것은 경륜에서 우러나는 현명함을 보기 때문이다. 현명한 부모가 되려면 지혜가 사랑보다 앞서야 한다.
오철환(문인)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