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맞선 1년9개월…‘D-방역’은 진행형

발행일 2021-12-01 1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3T(Test-Trace-Treat) 방역 시스템 완성, K-방역 뿌리 제공

일상회복 속도, 재택치료 및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박차



대구 칠곡경북대병원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자가용에 탑승 중인 시민에게 PCR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 2월18일은 대구시민이라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이다.

대구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인 동시에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라는 불명예스러운 주홍글씨가 새겨진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이후 평화롭던 대구의 일상은 산산조각 났다. 첫 확진자 발생 10일 만인 지난해 2월29일에는 일일 최다 확진자인 719명까지 치솟았다.

대구의 인구를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1만5천여 명의 확진자가 하루에 나온 셈이다.

사실상 대구의 도시 기능은 마비됐었다.

그 후로 1년9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간헐적 감염 사례는 이어지고 있지만 대구는 분명 코로나19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 있다.

코로나 확산의 진원지에서 방역 모범도시로 탈바꿈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한 ‘D-방역’의 뒷면에는 대구시 공무원들의 피땀 섞인 눈물과 헌신이 있었다.

대구 동구에 있는 중앙교육연수원을 활용한 생활치료센터.


◆K-방역 표준 제시…‘3T’ 시스템

코로나19가 대구를 집어 삼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공포가 엄습한 상황에서도 대구시는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매일 수백 명의 확진자가 쏟아졌지만 대구시는 소중한 임상 경험과 의료진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3T(Test-Trace-Treat) 방역 시스템을 완성했다.

코로나19 초기 방역당국은 미증유의 감염병 사태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질병에 대한 정보는 물론 방역 시스템이 전혀 구축돼 있지 않았던 탓이다.

대구시가 전력을 집중해 수립한 방역 시스템은 국내는 물론 세계를 선도하는 방역 표준 모델로 거듭났다. ‘K-방역’의 뿌리가 ‘D-방역’이라는 대구시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대구시의 급선무는 새로운 검사(Test) 시스템의 구축이었다.

당시 보건소 등을 중심으로 세워졌던 일반 선별진료소는 거리두기 및 방역 수칙 준수가 어려운 것은 물론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당시 하루에만 수천여 명이 쏟아지는 의심 환자 및 접촉자를 검사하기엔 턱없이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시는 이 같은 난관을 타개하고자 첫 확진자 발생 불과 5일 만인 지난해 2월23일 칠곡경북대병원에 세계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도입했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는 감염병 확산 방지는 물론 검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면서 집단감염 우려군과 고위험군 등의 전수검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가 대성공을 거두자 시는 영남대병원, 월드컵스타디움 등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 선별진료소를 5개소로 확대했다.

아울러 검체역량 강화를 위해 8개 구·군 보건소와 12개 의료기관에 선별진료소를 확대하고, 무증상 감염자 조기발견을 위해 도심 곳곳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해외유입 감염원을 차단하기 위해 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에도 해외입국자 전용 워크스루를 구축했다.

추적(Trace) 시스템 구축은 그야말로 대구시 공무원들의 희생·헌신으로 가능했다.

지금에서야 QR코드, 안심 전화 등으로 안정적인 역학조사가 가능하지만, 당시 밀접접촉자를 가려내는 방법은 확진자의 진술뿐이었다.

시는 자체 공무원 11명으로 구성된 역학조사전담반을 운영하며 GPS 추적, CCTV 분석, 카드사용내역조회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확진자 동선에 대한 선제 심층 역학조사를 도입한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담당 공무원들에게 고도의 집중력 및 헌신을 요구했지만, 시 역학조사전담반은 우려를 불식시키며 수 개월 동안 한 명의 이탈도 없이 정상 가동됐다.

공무원들의 책임감이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를 막아낸 것이다. 이들의 헌신은 결국 첫 확진자 발생 50일 만인 지난해 5월8일 지역 일일 확진자 ‘0’명이라는 기적으로 이어졌다.

치료(Treat) 부문에선 메디시티 대구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분석이다.

대구시는 기존 방역당국의 지침을 수정해 경증 및 무증상 환자 치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라는 개념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당시 전국에서 압도적인 코로나19 임상 경험과 더불어 충분한 의료 관련 인프라를 확보했던 대구이기에 가능한 실험이었다.

중등환자 전담병원(3개소 646병상), 위·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6개소 105병상)을 확보해 중증 환자 치료에도 집중했다.

일상회복 도모를 위한 전 시민 심리방역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방역당국에서 확진자 치료에만 전념할 때 대구시는 한 발 더 나아가 전국 최초로 코로나19 심리방역을 실시했다. 대구형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1577-0199’ 24시간 상담전화 운영을 비롯해 생명지킴이 13만여 명 양성 등 코로나 블루 심리방역 대응체계를 강화했다.

이 같은 노력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대구지역의 자살률이 다른 지역보다 유의미하게 떨어지는 값진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달부터 구성된 대구시 방역 대책 본부 환자대응팀의 업무 현장. 쏟아지는 업무로 분주하다.


◆이제는 위드 코로나로

지난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의 방역체계 전환이 이뤄지면서 대구시도 일상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위드 코로나에 발맞춰 지역 예방접종 완료자 비율을 70%대로 끌어올렸다.

재택치료 개념도 전격 도입해 7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확진자의 경우 재택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구시 재택치료전담팀을 신설하고 전문 간호인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시는 재택치료 시행에 따라 칠곡경북대병원의 의료진 협력을 통해 환자 중증도 분류를 강화하는 등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기존 보건의료정책과 응급의료팀 내에 있던 병상 배정반도 간호사 등 의료인력을 보강해 환자관리팀으로 확대 개편해 확진자 증가에 대비한다.

또 격리관리자 관리를 위한 이탈여부 확인 및 조치, 지원물품 전달 등 일일모니터링 강화 등을 위한 격리관리총괄팀도 운영한다.

더불어 재택치료 응급대응 지원을 위해 대구동산병원을 협력병원으로 지정해 재택치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응한다.

기존 병원 및 생활치료센터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김대영 시민건강국장.
◆“백신 안심하고 접종하세요”…김대영 시민건강국장

대구시 김대영 시민건강국장이 가장 관심 갖는 분야는 백신접종률이다. 1일 기준 대구지역 백신접종률(완료자)은 약 76%로 전국 평균(80%)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김 국장은 “일부 시민들이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와 백신 효과에 대한 불신을 갖는 것 같다. 백신에 대한 믿음을 전파하는 것도 대구시의 역할”이라며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높은 전파력과 돌파감염 예방을 위해선 많은 시민의 접종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면서 방역 정책 역시 전환점을 맞았다. 11월 처음으로 도입된 재택치료 제도에 대해서도 김 국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미 지난 10월부터 대구시와 구·군별 건강관리반, 격리관리반 등 재택치료 전담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응급이송이 필요한 경우 즉각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응급이송 체계까지 완벽하게 구축한 만큼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특히 고위험시설 방역이 방역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요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김 국장은 “고령층 밀집 취약시설에 대한 선제적 보호를 위해 접촉 면회는 잠정 중단하고, 신규 채용 종사자에 대해서도 가급적 접종 완료자를 채용토록 권고했다”며 “분기별로 시·군·구별 합동점검을 시행하고, 방역컨설팅을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등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방역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년9개월간 희생과 헌신해 온 시민과 의료진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김대영 시민건강국장은 “오랜 시간 방역과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해 주신 시민과 의료진에게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린다. 대구시도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느끼고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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