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인사이드/ 지방의 갈길 먼 재정자립

발행일 2021-11-24 13:23:5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이달 초 대구시청별관 대강당에서는 국민의힘과 대구시, 경북도의 예산정책협의회가 잇따라 열렸다. 공식적으로는 사실상 올해 마지막이 될 정치권과의 예산 협의 자리인 만큼 권영진 대구시장과 시 간부 공무원들, 그리고 이철우 도지사와 도 간부 공무원들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2022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구시, 경북도의 주요 사업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방정부의 단체장이나 간부 공무원들에게 정부 예산을 확보해 오는 일이 사실상 정례화되고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된 지는 이미 오래전이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해가 갈수록 낮아지면서 지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굵직굵직한 가시적 사업을 하려면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올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산 따오기 ‘정치’는 물론 정치권만이 그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정부 각 부처에도 마찬가지다. 봄이 시작되면 단체장은 물론이고 간부 공무원, 그리고 실무 공무원까지 지자체 공무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정부 각 부처를 찾아다니며 국비 지원이 필요한 사업을 일일이 설명하며 정부 예산안에 이를 반영해 줄 것을 거의 읍소하다시피 하는 일이 연례, 연중행사가 됐다.

결국 지방의 낮은 재정자립도가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이유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 5월 기준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48.7%로, 최근 10년(2012년~ 2021년) 사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를 보면 가장 높았던 해가 2017년도로 53.7%였으며, 그 이후에는 2018년 53.4%, 2019년 51.4%, 2020년 50.4% 등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2012년에 52.3%, 2015년에 50.6%에 머물렀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재정 상황도 전국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대구시의 최근 5년(2016년~2020년)간 재정자립도를 보면 2016년 57.1%에서 2017년 56.6%, 2018년 54.2%, 2019년 51.6%, 2020년 50.5% 등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경북도 역시 2016년 33.3%, 2017년 32.7%, 2018년 33.3%, 2019년 31.9%, 2020년 32.1% 등으로 30%대에 머물고 있다.

최근 2년간 지자체 규모별 평균 재정자립도를 보면 특별·광역시가 2020년 60.9%, 2021년 58.9%였으며, 도가 2020년 39.4%, 2021년 36.5% 수준이었다. 결국 현재 대다수 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란 게 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는 제대로 꾸려갈 수 없는 형편이란 얘기다.

지난여름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서울의 한 대학이 주최한 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해 지역균형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했다. 강연에서 이 지사는 현직 광역단체장으로서 겪는 지방재정 확보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그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지방재정은 국세 7.6%, 지방세 2.4%로 운영된다. 문제는 원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수도권 재정은 좋아지지만 지방은 더 나빠진다는 것이다. 이에 국세, 지방세 나누지 말고 하나로 모아 땅넓이, 인구수, 사회보장 등을 따져 국비를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부에서는 국방, 전철 등 할 것만 하고 나머지는 지자체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정말 필요한 곳에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한편 재정자립도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수입의 자체 충당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일반회계의 세입 중 지방세와 세외수입의 비율로 측정한다. 쉽게 말해 자치단체 총수입에서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의 비중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지방정부의 재정 규모가 증가하더라도 의존재원(지방교부세, 지방양여금, 국고보조금 등)의 증가율이 자체수입 증가율보다 큰 경우 재정자립도는 하락할 수도 있다.

자체수입 중 지방세는 지방자치단체가 지방세법에 의해 부과, 징수할 수 있는 세금을 말하는데, 취득세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주민세 자동차세 등록면허세 담배소비세 등이 대표적인 지방세이다. 또 세외수입으로는 벌금, 과태료, 기부금 등이 있다. 의존재원 중 지방교부금은 국세의 일정한 몫을 지방정부에 주는 자금으로, 내국세의 25.07%로 정해져 있다. 지방양여금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일을 대행해 줄 때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지원해 주는 자금을 말한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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