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윤석열 대선 후보. 연합뉴스
▲ 이재명, 윤석열 대선 후보. 연합뉴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 성향이 압도적인 호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최근 여권 텃밭인 호남에서도 지지율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호남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하는 모습이다.

전략적 투표 성향을 보여 온 호남이 아직 이 후보에 대해 전폭적 지지를 보내지 못하고 있고, 윤 후보는 ‘전두환 옹호 발언’ 등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호남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국사회여론조사(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1천9명을 상대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호남(광주·전라)에서 이 후보는 58.1%, 윤 후보는 20.1%를 기록했다.

KSOI가 지난 5~6일 같은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에서 이 후보가 53.0%, 윤 후보는 16.6%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천 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호남에서 이 후보가 63%로 윤 후보(11%)와의 격차를 벌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아쉽다”는 반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호남에서 90%가량의 몰표를 받은 바 있다. 다만 2017년 대선 때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지지표에 의해 잠식되면서 호남에서 61.9%를 득표한바 있다.

호남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부진한 것은 당내 경선 이후 이낙연 전 대표의 불복 논란 등으로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한 데다 대장동 의혹,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반(反)민주당 정서 확산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이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대거 탈당한 동교동계 호남 인사들의 집단 복당을 물밑에서 추진하는 것도 텃밭 민심을 최대한 추스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이 후보가 띄운 ‘당내 대사면’ 제안 역시 당 외곽에 있는 호남 인사들을 향한 손짓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다음달로 예정된 ‘시·도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앞서 호남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지난달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했지만 빠른 사과 등으로 민심 수습에 나선 모습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호남 중진인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 김동철 전 의원 등의 지지 선언을 끌어냈고, 최근에는 전북 남원·순창·임실 출신의 무소속 이용호 의원 영입 추진에 나서는 등 저변을 넓힌 점도 지지율 제고에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호남 지지율이 최근 20%를 돌파한 국민의힘은 내친 김에 호남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도 호남 등 중원 민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SOI와 한국갤럽의 표본오차는 모두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KSOI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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