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관광객 12-명 중 16명 대구서 하루 관광||하늘길, ktx길 막혀 해외관광객

▲ 우리나라와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협정을 체결한 싱가포르의 관광객, 관광업계 및 언론 관계자 등이 지난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우리나라와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협정을 체결한 싱가포르의 관광객, 관광업계 및 언론 관계자 등이 지난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꼽아 기다리던 해외 단체 관광객이 2년 만에 대구를 방문하는 가운데 지역 관광업계가 쓴웃음을 짓고 있다.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협정으로 8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싱가포르 관광객 120명 중 16명만이 대구를 찾는데다 반나절만 체류하는 계획이 잡혔기 때문이다.

불편한 접근성에 손님 맞을 준비도 안된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17일 대구시·대구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 16명이 부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19일 오전 경주시를 들린 후 오후 대구를 방문한다.

중구 동성로 일원에서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시작해 83타워를 둘러보고 인근에서 저녁식사 후 호텔인터불고에서 1박을 한다. 오는 20일 오전 곧장 상주로 향할 예정이다.

실질적으로 19일 오후, 하루의 절반 정도가 대구 일정으로 잡힌 셈이다.

이번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의 일정은 대구가 다른 도시에 비해 관광객 유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관광 수요자의 평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손꼽힌다.

인천공항과 동대구 간 교통수단이 미흡해 해외 관광객이 오기 어렵다. 김포와 대구 간 항공 노선이 지난 6월부터 폐지되자 수도권 공항에서 단시간 만에 대구로 오는 길이 끊겼다.

코레일이 2018년 9월 인천공항~동대구역 KTX 직행 노선이 사라져 대구를 찾는 관광객은 서울역에서 경유를 해야 한다.

고속·시외버스마저도 인천공항과 동대구복합환승센터(이하 동대구터미널) 간 경유 노선이 오후 1시, 오후 3시, 오후 7시 하루 3회밖에 운영되지 않는다.

대구관광협회 이한수 부회장은 “비행기가 대구에 들어오거나 출발하지 않으니 트래블 버블이라고 해서 해외 단체 관광객 유치는 멀기만 하다”며 “대구는 아직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처지라서 답답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역 여행사 업체 중 외국인 유치(인바운드)를 영업하는 종합여행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낮은 것도 문제다.

지역 여행사의 75%가량이 내국인 해외여행(아웃바운드) 또는 국내여행 영업에 매달리고 있다.

이에 대구시는 지난달부터 인바운드 영업을 전담할 여행사를 발굴하고 해외 관광객 국내 유치 상품을 개발토록 육성하는 ‘스타 여행사’ 예비 창업자를 받아 교육 중에 있다.

하지만 교육 대상이 종합여행업 예비 창업자로 한정된 데다 연간 5개사 창업을 목표로 두고 있어 단기간에 큰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구시 관광과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실질적으로 인바운드 영업을 잘 유치해낼 수 있는 여행사를 길러보자는 취지로 스타 여행사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며 “대부분의 해외 관광객은 한국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서울을 바라보고 가는 게 현실이지만 대구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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