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유발하는 유동인구 줄고, 어두운 도심 환경 바꾸고||성범죄 46% 감소, 절도 23%

▲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중구 클럽골목에 인파가 몰린 모습.
▲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중구 클럽골목에 인파가 몰린 모습.
올해 대구 도심 범죄율이 지난해보다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2019년 11월~2020년 10월 클럽골목이라 불리는 중구 로데오 거리 일원에서 발생한 범죄 건수가 886건에서 2019년 11월~2020년 10월 579건(-35%)으로 감소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성범죄가 74건에서 40건(-46%)으로 감소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폭력이 600건에서 375건(-38%), 절도가 212건에서 164건(-23%)으로 줄었다.

발생 시간대별로는 0시~오전 6시 677건에서 342건(-49%)으로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인구 감소 그리고 도심 일원 환경개선사업 추진의 결과로 풀이된다.

중부서는 로데오 거리 일원에 유관기관과 협업해 폐쇄회로(CC)TV를 3개에서 13개로 증설하고 노란색과 같은 시인성 있는 색상으로 조명을 높이는 등 범죄예방환경설계(CPTED)를 구축했다.

또 범죄 유형 중 성범죄가 가장 줄어든 배경으로는 지난해 12월24일부터 지역 식당·카페 등의 실내영업 시간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인한 유동인구 감소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외부활동 감소에 따라 강간·강제추행 등 물리적인 공간에서 발생하는 전통적인 성범죄가 줄어든 반면 불법 카메라 촬영 및 온라인 공간 유포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가 증가했다.

중부서 관계자는 “클럽 안에서 발생하는 강제추행 등이 클럽골목 내 발생하는 성범죄 신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클럽 운영 제한이 성범죄 건수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절도 범죄가 덜 감소한 것은 CPTED 구축으로 인해 증설된 CCTV가 길거리에 설치돼 있으므로 매장 안에서 발생하는 절도 범죄를 크게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어서다.

계명대학교 김중곤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길거리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이 유동인구라 외부에 사람들이 몰리며 활동을 많이 하게 되면 범죄가 일어날 확률이 늘어난다”며 “반면 코로나19 이후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등 실내에 머무르는 동안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부서가 시행한 CPTED 등 환경을 바꾸려고 하는 노력들도 효과가 있다고 실증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며 “엄밀하게 어떤 한 요인으로 인해 범죄가 줄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수많은 요인들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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