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첫날 주유소 풍경…직영 웃고 자영 울었다

발행일 2021-11-14 15:30:5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알뜰주유소 유류세 인하 반영, 긴 대기줄 형성

자영주유소는 유류세 인하 반영 시간 걸려, 한산

지난 12일 오후 4시30분 대구 북구 침산2동의 한 알뜰주유소가 주유 중인 차들과 주유를 기다리는 차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을 잡기 위해 지난 12일 정부가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시행 첫날부터 직영주유소와 자영주유소의 희비가 엇갈렸다.

발 빠르게 인하가 적용된 직영주유소 및 알뜰주유소는 손님들로 북적인 반면 인하를 적용치 못한 대부분 자영주유소는 파리만 날리는 모습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4일 기준 대구지역 평균 휘발윳값은 불과 3일 전보다 100원가량 내린 ℓ당 1천707.53원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바로 시장에 적용된 것이다.

원칙적으로 소비자가격은 개별 주유소의 결정 사항이다. 반드시 유류세가 인하된 만큼 유류 가격이 내리는 것은 아니다. 보통 전국 주유소 유류 판매 가격에 인하분이 적용되기까지는 1∼2주가량 시차가 있다. 유류세는 정유사 반출 단계에서 부과되는데 인하 전 반출된 기름도 시중에 유통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직영주유소와 알뜰주유소를 중심으로 유류세 인하 첫날부터 즉시 반영토록 협조를 요청하면서 대구지역 직영주유소 및 알뜰주유소는 즉시 유류세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다.

반면 자영주유소는 재고 소진까지 인하 전 가격을 유지하면서 업소별로 큰 가격 편차가 발생했다.

14일 기준 한국도로공사 현풍주유소(알뜰주유소)의 휘발윳값은 ℓ당 1천583원을 기록했지만 서구 서대구공단 주유소의 휘발윳값은 ℓ당 2천95원으로 집계돼 500원 이 넘는 차이를 보였다.

이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알뜰주유소와 직영주유소에는 주말 내내 손님이 몰렸다. 일부 인기 주유소에는 100m가 넘는 대기줄이 형성되기도 했다.

알뜰주유소에 주유하러 온 윤모(59)씨는 “유류세 인하 소식을 듣고 주유를 하루 미루다 소문을 듣고 이곳에 방문하게 됐는데 차선 한가득 줄지어 있는 손님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줄어든 손님들에 한숨을 내쉬었다.

자영주유소 업주인 최모(55)씨는 “유류세 인하에 동참하고 싶지만 비싸게 사 온 기름을 지금 당장 인하된 가격으로 판매하면 손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단골손님을 다 뺏길까 봐 걱정이다”고 푸념했다.

권영진 수습 kwonyj@idaegu.com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