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대구시에 이용료 인상 검토안 제출||내년 하반기 인상 유력, 최대 30% 오를

▲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의 한 버스정류장에 시내버스가 대기 중인 모습. 대구일보DB.
▲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의 한 버스정류장에 시내버스가 대기 중인 모습. 대구일보DB.
최근 식료품값, 기름 값 등 생활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대중교통 요금 인상도 예고되고 있어 서민들의 삶이 더욱 고달파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대구시와 택시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대구법인택시 및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택시요금 인상 검토 안을 시에 제출했다.

현재 대구지역 택시 기본요금은 3천300원이다. 2018년 11월 2천800원에서 500원 인상 후 3년간 인상이 없었다. 택시요금 인상 주기가 2년가량임을 감안하면 요금 인상 시기는 이미 지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부산의 택시 기본요금이 500원 오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택시요금의 경우 특정 지자체에서 인상을 결정하면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에선 기본요금 인상에 그친 부산과 달리 시간·거리 요금도 조정될 것으로 보여 서민 가계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제안대로라면 기본요금은 4천 원대(20% 인상)에다 조정되는 시간·거리 요금까지 포함하면 체감 요금 인상 폭은 30%에 달한다. 무려 1천 원(990원)이 오르는 셈이다.

대구시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관련 용역을 진행한 후 물가와 타 지자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요금 인상 폭을 결정할 계획이다.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서덕현 전무는 “유류비, 차량구입비, 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하면 현재 요금체계로는 이익은 고사하고 원가 보전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최소 30%는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올해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미뤄졌던 시내버스 요금도 내년 인상이 유력하다.

시내버스 요금은 2016년 12월 1천100원(카드 기준)에서 1천250원으로 오른 후 5년째 동결된 상황이다.

대구시는 내년 한 해만 2천억 원이 넘는 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요금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2019년 ‘시내버스 적정요금 검토 용역’에서 1천900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물가대책위원회와 대중교통개선위원회를 거치면 최종적으로 1천600~1천700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6월1일)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요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시내버스 요금이 인상되면 환승체계를 갖춰 동일요금 체계로 운영되는 지하철 요금 역시 자동 인상된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사정 때문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매년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 “타 시·도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적정선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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