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을 보면 시장이 보인다.

발행일 2021-11-09 18:08:2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부동산자산관리 연구소 이진우 소장


통상 미분양은 시장 심리의 바로미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투자 수요가 있을 때는 많은 물량이 시장에 유입돼도 시장은 물량을 받아 낸다. 시장에서 미분양 물량이 어느 한계 지점을 초과하게 되면 시장은 급격히 냉각되는 현상을 나타낸다.

통상 3자리수 미분양은 항상 시장에 남아있다. 사실 3자리 미분양이 지속되는 것이 시장에 더 비현실적인 상황이다.

현재보다 주택 보급률이 훨씬 낮았고 지금과 비슷한 부동산 광풍에 재건축 재개발의 확산으로 주택시장 수요가 급격히 늘었든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미분양 물량을 분석해 보면 10년 동안 3자리수 미분양을 기록한 것은 120개월 중 12개월로 1년 정도다. 최근 분양물량이 급증한 2017년 이후 54개월간 대구는 11만3천500여세대가 분양되며 월 평균 2천100여 세대가 분양되면서 사상최대 물량이 공급됐다. 이 시기 대구의 미분양물량이 3자리 수를 기록한 것은 34개월로 전체 기간의 63% 정도다. 최근 대구의 분양시장의 현상을 잘 대변해 주는 지표일 것이다.

미분양 상황은 일정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시장의 심리는 급격히 냉각하며 백약이 무효인 시장으로 바뀌게 된다. 통산 투기적 시장에서는 3자리 미분양이 유지되지만 시장의 위기가 나타나면 4자리수 미분양이 발생된다.

1천세대 미분양은 특정 한 곳에서 나타날 수 있어 시장 위축은 크지 않지만 3천세대가 되면 대구 전역으로 확산된다는 신호고, 5천세대 이상은 시장을 냉각시켜 버린다.

2005년에도 현재와 비슷한 상황을 보였는데 당시 2천~3천세대 박스권이 7개월 정도 보였지만 5천~6천세대로 넘어 갈 때는 1개월, 5천~1만세대로 4자리수 미분양까지 걸린 시간은 12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증가한 미분양은 2007년 부터 2011년까지 1만에서 2만세대 사이의 미분양을 유지하다가 2011년 9월 9천861세를 기록하며 4자리수 진입하게 된다. 이시기 대구는 건설사, 분양자는 물론 기존 주택을 가지고 있었든 사람들 까지 암흑의 시기를 보냈다. 물론 이 당시 미분양을 받은 사람들은 후일 엄청난 수익을 내기는 했지만 당시 5년 정도의 시기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루고 나서 안정이 되었다.

현재 지역 분양시장 어떻게 볼 것인가. 현재는 분명 1천~2천세대 사이에서 박스권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미래는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입주물량이 대기 중이고 거래시장은 최악을 나타내고 있고 분양권 전매도 되지 않고 있다. 실수요자라면 시장에서 무리가 없겠지만 투자자 입장이라면 사상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통상 주택시장의 매매가격은 분양물량에 비례하고 입주물량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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