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큰 충돌 없이 종료됐으나…통행제한 등 시민불편

발행일 2021-11-07 16:45:3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행사장 인근 동성애 반대 단체들과 큰 충돌은 없어

퍼레이드 행사로 국채보상로 통제해 시민 불편 겪어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에 참가한 성 소수자들 너머로 기독교 단체와 학부모연합 등 반대 단체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2년 만에 대구지역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서 성 소수자들과 이를 반대하는 측의 큰 충돌 없이 행사는 마무리됐다. 하지만 무력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경찰의 통제로 시내가 큰 혼잡이 발생하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후 첫 주말이었던 6일 오후 1시께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

퀴어문화축제로 통제된 대중교통전용지구 약 600m가량의 2차선 도로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각양각색의 옷을 입고 축제를 즐기러 온 성 소수자들로 북적거렸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의식한 듯 사전에 등록한 인원만 발열체크 이후 입장했다.

이날 축제에는 대구·경북지역 성소수자를 비롯해 전국 서울, 제주 등 관련 단체 회원 및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400여 명이 참여했다.

행사장 바로 옆에서는 동성애 반대 구호를 외치거나 성경 구절을 읊는 사람이 있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갯빛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구호를 외치고 깃발을 흔드는 등 반대구호에 신경 쓰지 않은 채 행사를 즐겼다.

행사에 참가한 성소수자 인권단체 관련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성소수자의 인권존중을 주장했다. 이들은 “성소수자도 하나의 시민이고 행복추구권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부터 대중교통지구를 출발해 중앙네거리~공평네거리~삼덕네거리~봉산네거리~반월당을 거쳐 대중교통지구로 되돌아오는 2.4㎞ 구간 퍼레이드를 펼쳤다.

이 때문에 큰 혼잡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행진하는 측과 이를 반대하는 측의 크고 작은 소동이 일어난 것. 행진하는 차량에서 흘러나오는 방송과 각양각색의 현수막, 이를 반대하는 피켓과 소음으로 동성로 시내는 물들었다. 통행에 가로막힌 시민 중 일부는 통행이 막히자 고함을 내질렀다.

퍼레이드 도중 곳곳에서 포진하고 있던 반대집회 단체와의 접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인도와 차도는 펜스와 경찰들로 가로막혔다. 행사 인원들이 차도로 행진한 터라 국채보상로는 10여분 간 마비됐다. 이로 인해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행진이 끝나길 기다렸다.

동성로와 교동귀금속거리 사이에 자리 잡고 있던 기독교 단체와 학부모연합 등 반대 단체들이 집회를 열고 있어 펜스와 경찰인력들이 둘 사이를 막아섰다. 때문에 한일극장 앞과 교동귀금속거리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서있던 시민들 또한 동시에 발이 묶여 오고 가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축제 참가자와 반대 단체 간의 물리적 충돌에 대비해 60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행사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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