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포스기 업체, 자영업자 포스기 70~80% KT망||보상 실망한 자영업자, 다른

▲ 대구의 한 카페가 지난달 25일 낮 12시48분 KT의 전국적 통신 장애로 인한 통신 장애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해 임시휴무에 들어갔다.
▲ 대구의 한 카페가 지난달 25일 낮 12시48분 KT의 전국적 통신 장애로 인한 통신 장애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해 임시휴무에 들어갔다.
대구에서 주문·결제 단말기(포스기)를 사용하는 자영업자 10명 중 7명이 KT망을 이용하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통신 장애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의 인터넷 요금이 평균 2만5천 원 전후임을 고려할 때 KT가 내놓은 7천~8천 원 선 요금 감면 보상은 입은 피해에 비해 ‘쥐꼬리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3일 대구지역 포스기 업계에 따르면 지역 내 포스기의 70~80%가 KT망을 사용한다.

지난달 25일 오전 11시20분께부터 KT의 통신망에 장애가 생겨 지역 내 자영업자들이 이날 점심 장사를 못하다시피 했다.

특히 통신망 장애가 생긴 시점이 점심시간 전후인 터라 해당 시간에 상당한 매출이 발생하는 음식점의 경우 피해가 심했다.

중구에서 찜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A음식점 대표는 “평일 점심시간 배달로 평균 10건(20만~30만 원) 매출을 올리는데 그 날은 통신 장애로 인해 주문을 한 건도 받지 못했다”며 “보상도 없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게 바로 대기업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상인들은 피해 보상에 대한 개별적 통보가 없어 아예 보상을 못 받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성구 B식당 업주는 “상인마다 피해가 다 다른데 일괄적인 보상책도 말이 안되지만 어느 정도 보상된다는 통보도 없다”며 “상인들이 모여 집단소송이라도 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KT는 전국적 유·무선 통신 먹통 사태와 관련해 개인·기업 이용자는 15시간분, 소상공인은 10일분에 대한 서비스 요금을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상안에 실망한 일부 자영업자들은 포스기를 KT망에서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보였다.

중구의 한 B카페 사장은 “보통 매장에서 15잔, 배달로 5잔 정도 주문이 와 7만~8만 원을 버는데 그 날 카드가 안 된다는 소문이 퍼져 매장에 손님이 아예 오지 않았다”며 “입은 피해에 비해 보상액이 말도 안 된다. 이참에 포스기 통신사를 바꾸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한끼 밥값에 지나지 않은 보상액을 제시한 KT의 이번 보상안은 소상공인을 무시한 처사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전담콜센터를 2주간 운영할 계획이다. 간접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은 콜센터로 접수하면 된다”며 “간접 피해 여부를 파악해 추가 보상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피해를 입힌 KT가 고객 대상 보상뿐 아니라 간접 피해를 입은 국민 모두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주문했다.

영남대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KT를 비롯한 기업들이 고객에게만 너무 초점을 맞추지 말아야 한다.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과 잠재적 유입 이용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 공공성을 공부하는 것도 기업의 숙제”라며 “기업이 비상시 피해자 모두를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을 계속 적립해 나가야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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