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림(대구시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계명대 간호학과)

현대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비혼과 비출산 문제는 결국 저출생으로 이어진다. 출산율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심각한 일이지만, 출산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사회에 청년들이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인구문제를 생각하는 대학생 모임 ‘탑어스(TOP-US)’에서 대학생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결과 청년들이 결혼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 중에서 개인적 삶의 중시와 경제력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고, 출산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여가 생활의 제약, 경제적 부담이 대다수였다.

또한, 출산 지원 정책이 활성화 되면 출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된다는 결과도 나왔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육아휴직의 제도 개선과 재정적 지원이 많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실 대부분의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청년들이 직시하고 있는 문제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대학생의 경우 유례 없는 취업난 속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고, 취업한 사회 초년생은 안정적으로 직장 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재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숨가쁘게 노력하고 있는데 결혼과 출산은 나중의 일로 치부 돼 심각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확실한 것은 그 누구도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에 대해 강요할 수 없고 개인의 생각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변화된 인식을 파악하고, 갈등이 있다면 해결 방안을 제시해 모든 세대들이 화합하고 어우러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 한 명을 양육하는데 몇 억이 든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따라서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저출산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사회적으로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해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도 결혼과 출산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조혜림(대구시 저출산극복 사회연대회의 위원·계명대 간호학과)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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