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입었던 자영업자는 물론 저소득층과 저임금 근로자 등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중심의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의류, 화장품뿐만 아니라 대면 사회로의 복귀에 따라 각종 소모품들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들에게도 수혜가 미칠 것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보복소비(pen-up)의 혜택이 클 것이라는 것인데, 만약 기대대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내수 부문이 향후에는 국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아니라 엔진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수혜를 받는 것은 민간부문뿐만이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했지만, 기저효과와 정부부문 및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커지면서 빠르게 회복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6차례에 걸쳐 명목 GDP의 6% 정도인 117조 원에 이르는 추경을 편성해 경기 방어에 나섰다. 물론 내년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확장적인 재정을 편성하긴 했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이 효과적으로 달성된다면 외수를 포함해 내·외수 동반성장 기대가 가능해지고, 당연히 정부는 추경과 같이 추가적인 재정 투입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금리인상을 추진한 통화정책 당국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처해야 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인플레(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해야 하는 등 통화정책 당국의 부담은 지금도 크다. 하지만, 금융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일상회복이 무난히 진행되고 국내 수요 압력이 높아진다면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당국의 의사결정 부담은 확연히 줄어들게 된다.
특히, 금융 불균형에 대한 대응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금융 불균형은 금융 자산 또는 부채 규모가 생산력에 근거한 미래소득의 현재가치를 크게 상회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급격한 조정 과정에서 금융위기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예를 들면,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가계부채는 급격한 주택가격 조정 시 금융에서 실물 전반에 이르기까지 국내 경제의 위기를 촉발할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단계적 일상회복이 기대한 만큼의 성공을 거두게 되면 국내 경제 전반에 걸쳐 활력이 되살아 날 수 있다. 지난 주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19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등으로 올해 우리 경제가 4%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지만, 이제 그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내년도 마찬가지다. 대다수 국내외 전망 기관들이 우리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과연 그들의 기대대로 3%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올해 4%대 성장을 달성한다면, 내년 3%대 성장률 달성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코로나19로 크게 훼손된 국내 잠재성장률도 소폭이나마 재상승하게 된다. 중기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것으로 이보다 더 큰 호재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위드코로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