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최종 본 경선에 돌입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선후보 경선 과정이었다. 막판까지 저질 정치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구태 정치의 재연, 막장 싸움 등으로 비판받은 여당 경선과도 판박이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민의힘 후보자 모두 개개인의 역량은 탁월할지 모른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상대 후보 비난과 막말, 막판 비방까지, 지지층에게 실망감만 안겨 주었을 뿐이다.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후보들은 ‘당심 잡기’ 막판 경쟁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최종 뚜껑이 열릴 때까지라도 국민을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성숙한 후보 면모를 보여주길 바란다.

국민의힘은 1, 2일 이틀간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를 실시한다. 3, 4일에는 일반 시민 1천500명을 대상으로 일반국민 여론조사에 들어간다. 국힘 대선후보는 오는 5일 최종 판가름 난다.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 결과 50%에 여론조사 결과 50%를 합쳐 최종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이번 최종 경선에선 신규 당원들의 표심이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에서 투표할 책임당원 수는 2차 예비 경선 때보다 약 20만 명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당원의 절반가량이 20~40대로 드러났다. 이들의 표심이 결국 네 후보의 당락을 좌우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경선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다. 양강 체제 속에 윤석열 후보의 굳히기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홍준표 후보의 판세 뒤집기의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유승민·원희룡 후보의 선전 여부가 어떻게 승부를 가를지,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지지자들을 위해 더 이상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비방은 그쳐야 한다. 대통령 후보로서의 품격과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후보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기 바란다. 그래야 내년 3월 대선에서 지지자들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부동산 정책과 에너지 정책, 외교·안보 노선 등에서 차별화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그림들을 내놓길 바란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 국민들을 그간의 고통에서 벗어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진국 문턱을 겨우 넘어선 현재, 여기서 주저앉도록 놔두어선 안 된다. 경제, 문화, 국방 등 강대국 반열에 든 지금, 국운 상승의 기운을 맞고도 정치를 잘못해 망쳤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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