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대구점 박재현 안전부소장||대구역사 낀 탓에 노숙자 취객 접근 많아 ||불꺼진

▲ 박재현 안전부소장이 매장 위치를 묻는 고객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 박재현 안전부소장이 매장 위치를 묻는 고객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대구지역 한 유통업체 관리자급은 점포 부임하면서 ‘사건·사고 없이 임기를 마치는 게 목표’라고 한 적이 있다. 그만큼 매출보다 더 신경쓰이는 부분이 안전관리 영역이다. 특히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인 대형 유통업체는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까지 우려될 수 있어 더욱 조심할 수 밖에 없다.

대구역사를 끼고 있는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외부에서 백화점으로의 진입통로가 지하 1·2층, 지상 1·3층으로 다른 유통업체보다 많다. 그만큼 접근이 용이하지만 관리는 어렵다. 대구역사 대합실에서 바로 진입이 가능해 취객이 들어와 소동을 벌이는 등 각종 안전사고도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롯데 대구점은 사건사고 없는 ‘클린 백화점’으로 자리를 잡았다.

출입문이나 에스컬레이터 등에서 고객들을 지키는 안전팀이 24시간 철통 방어해 가능한 일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 안전지킴이로 6년째 근무 중인 박재현 안전부소장은 팀의 중간관리자로 점포의 안전분야 컨트롤타워다.

안전팀은 코로나19 유행 후 안전관리와 더불어 출입문에서 고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명부를 작성하면서 백화점 내 집단 감염을 막는 최일선에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 고객들을 응대하면서 노약자나 어린이들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상황이 없는지 점검했다.

고객의 운동화 끈이 에스컬레이터 스텝 사이에 끼어 넘어질뻔한 아찔한 상황에서 기기가 자동 멈추기 전 작동을 중단시키고 고객을 안전하게 이동시킨 일은 비일비재하다.

매장 내 노약자들의 거동을 도와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일도 박 소장에게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다.

특히 대구점은 대구역사 같은 건물에 있고 지하철역에서도 바로 접근 가능해 영업 종료 후에도 외부인의 무단 침입 시도나 취객의 접근이 쉽고 많은 편이다. 코로나19 유행 전까지만 해도 한달에 1~2번꼴로 경찰이 출동할 만큼 매장 내 근무하는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추행이나 소란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직원들이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안전팀이다.

▲ 박재현 안전부소장이 매장 위치를 묻는 고객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 박재현 안전부소장이 매장 위치를 묻는 고객에게 길을 안내하고 있다.
박 부소장은 “역사 대합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노숙인이나 취객이 매장 내에서 소동을 피우는 일이 종종 발생해왔다”며 “취객들은 이성적 판단을 하기 어려워 자극하면 자칫 소동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래서 다른 고객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빠르게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취객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부드럽게 대화하면서 매장 밖으로 유도한다”고 했다.

박 소장이 다른 팀원에게도 당부하는 부분이다. 소란스럽지 않게, 고객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대처 하는 일이다.

영업시간이 끝났다고 안전팀의 일이 끝난 건 아니다. 24시간 교대 근무로 백화점을 지킨다. 어쩌면 폐점 후 점검할 일이 더 많을 수도.

불꺼진 매장을 돌면서 전기 콘센트를 확인하고 제거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영업 종료 후 직원이 다니는 출입구로 외부인의 무단 침입에 대비해 얼굴을 아는 작업자나 직원이라도 철저하게 출입증을 확인한다. 롯데 대구점에 사건사고가 없는 비결이다.

가끔 고객들이 건네는 ‘고맙습니다’라는 한마디 인사에 보람을 느낀다는 박 부소장은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지금처럼 그 자리에서 고객들의 안전을 지키며 사건사고 없는 클린 백화점으로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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