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전체 춤을 추고 노는 ‘클럽’이 돼 아수라장||방역수칙 사각지대 노출, 위반 업소 적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앞둔 마지막 주말,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는 핼러윈 데이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렸다. 사진은 지난 10월30일 오후 10시께 클럽골목.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앞둔 마지막 주말,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는 핼러윈 데이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렸다. 사진은 지난 10월30일 오후 10시께 클럽골목.
11월1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는 가운데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10월30일 대구 중심가에 인파가 몰리면서 코로나19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핼러윈 데이를 맞아 지역 클럽들이 자진해서 문을 닫았음에도 20~30대가 클럽골목에 대거 몰리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나 개인방역수칙은 온데 간데 사라져 방역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10월30일 오후 9시께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 일대.

해가 떨어지자 이곳에 각종 소품과 분장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복장부터 슈퍼마리오, 마블 시리즈 캐릭터, 미군 등 코스튬을 한 젊은이들이 거리 이곳저곳을 점령했다.

이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스크’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11개소의 클럽들은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클럽골목 거리 전체가 춤을 추고 노는 ‘클럽’이 돼 아수라장이 됐다.

술집에서 크게 틀어놓은 음악소리가 거리를 가득 채운 탓에 시민들은 거리에서 술을 마시고 사진을 찍는 등 마치 ‘다른 세상’인 듯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면식 없는 사람들끼리 노상에서 뒤엉켜 기념사진을 찍고 술을 나눠마셨다.

술집을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는 줄과 이동하기 위한 인파가 거리를 가득 채워 거리두기는 무색했다. 이날 100m 남짓 골목을 이동하는 데만 1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일반음식점은 테이블간 거리두기 규정만 존재하고 이용자 간 거리두기 규정이 없는 탓에 곳곳에서 방역수칙 사각지대가 노출됐다. 대목을 맞아 감염예방법 등을 위반한 업소들이 합동점검반원들에게 단속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에 나온 복장을 입고 노상에서 달고나 세트를 시민들에게 판매하던 일행이 합동점검반원들에게 철거요청을 받기도 했다. 무등록·허가로 생산된 제품을 팔았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을 주 대상으로 한 A펍에서는 손님들이 모두 일어서서 한데 어울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합동점검반원들이 들이닥쳤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괴성을 지르는 등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손님뿐 아니라 직원까지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

클럽과 유사하게 노래를 크게 틀어놔 손님들이 춤을 추고 있던 또 다른 B펍도 이날 단속에 걸렸다.

이들은 식품위생법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영업정지 2개월)과 감염병예방법 위반(과태료 150만 원 및 운영중단 10일) 처분을 받게 됐다.

이날 점검에 나선 중구청 위생과 채경환 주무관은 “꾸준히 일대를 단속하고 있는데 오늘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처벌을 받아 영업을 정지한다고 하더라도 집단감염 우려는 그대로 남아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 지난 10월30일 대구 중구 동성로 소재 A펍은 합동점검반원들이 들이닥쳤음에도 손님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괴성을 지르는 등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A펍은 감염병예방법 위반(과태료 150만 원 및 운영중단 10일) 처분을 받게 됐다.
▲ 지난 10월30일 대구 중구 동성로 소재 A펍은 합동점검반원들이 들이닥쳤음에도 손님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고 괴성을 지르는 등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A펍은 감염병예방법 위반(과태료 150만 원 및 운영중단 10일) 처분을 받게 됐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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