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외교 커다란 족적 남겨”…이재명 “빛, 그늘 덮진 못해”

▲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씨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족인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도청에서 시민군 상황실장을 맡았던 박남선씨가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유족인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 인사들이 고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27일 연이어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빈소에는 원로부터 신진, 여야 대선주자까지 다양한 정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장 발 빠르게 빈소에 도착한 사람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일찍 빈소를 찾아 추도 시간을 가졌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상당한 기반을 갖추셨던 분이고 역대 대통령 가운데 외교에 대해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고 노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이 자리에는 김 전 위원장을 비롯해 노태우 정부에 몸담은 노재봉 전 총리나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 등 원로 정치인이 한데 모여 주목받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노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외교’를 꼽았다.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조문을 마치고 “오늘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면서 3김이 세상을 떠났다”며 “87년 체제가 시대적 사명을 다한 것”이라고 봤다.

김 전 부총리는 “34년간 헌법이 안 바뀌었다. 대통령 중임제 개헌 등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제7공화국 문을 열어야 한다”고 미래를 강조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조문하며 “빛과 그림자가 있지만,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5·18 민주묘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을 밟으며 비판한 것과 달리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은 평가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서범수, 허은아 의원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추경호 의원(대구 달성) 등과 방문했다. 이 외에도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이날 오후 강원권 합동토론회를 마친 뒤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문을 하지 않는 대신 빈소에 조화를 보내고 메시지를 내는 것으로 조의를 표했다.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강제진압과 12·12 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있었다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밝혔다.

한편 유족은 이날 고인의 유언을 공개했다.

아들 노재헌 변호사에 따르면 고인은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 및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며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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