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30분께 약 40분간 장애 발생||점심시간대 겹치면서 요식업체 및 배달업

▲ 25일 대구 중구청 앞 한 가게가 KT 통신 장애로 인해 문을 닫은 모습.
▲ 25일 대구 중구청 앞 한 가게가 KT 통신 장애로 인해 문을 닫은 모습.
“왜 배달 접수가 안 되지?”

25일 오전 11시30분께 대구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씨는 다급하게 아르바이트생을 불렀다. 평소 같으면 점심 배달을 알리는 ‘딩동’ 소리로 가득해야 할 가게 안은 적막감만 감돌았다. 이상함을 느낀 A씨가 앱을 확인해 보니 ‘먹통’인 상태였다. 낮 12시부터 주문이 정상화됐지만, 이미 점심 장사는 망쳐버린 상황이었다.

A씨는 “평소 점심 시간대 20건가량 주문을 받는다”면서 “오늘부터 브랜드 행사 시작일이라 많이 팔아야 하는데 주문이 먹통이 돼 피해가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5일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에 40분가량 장애가 발생하면서 대구지역에서도 피해가 속출했다.

KT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0분께 KT 인터넷 유·무선망에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낮 12시를 기점으로 먹통 현상은 복구됐다. KT는 사태 초기에 ‘디도스 공격’(다수의 신호를 보내 과부하를 유도하는 사이버 공격)을 원인으로 추정했다가 약 2시간만에 설정 오류에 따른 장애라고 입장을 정정했다.

하필 점심시간을 앞두고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요식업체와 배달업종 종사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KT망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같은 시각 식당, 마트 등에서 카드 결제가 멈췄다. 계좌이체나 폰뱅킹 등도 할 수 없었다. 이 탓에 현금이 없는 손님들의 경우 물건을 매대에 올려놓고 발길을 되돌려야 했다.

신용카드가 먹통이 되면서 구청 인근에는 아예 문을 닫는 가게도 속출했다. 구청 직원들의 경우 대개 법인 카드로 결제하는데, 통신 장애로 결제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구청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점심 시간대가 가장 손님이 몰리는데 오늘 하루 장사를 망쳐버렸다”며 “처음에는 기계가 고장 난 줄 알고 KT 고객센터에 연락하니 문의량이 많다며 자동으로 끊어졌다. 영문도 모른 채 영업을 하지 못했다”고 분노했다.

배달의민족 등 일부 배달플랫폼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돼 혼란이 커졌다.

카카오톡 메신저나 네이버웍스 등 업무용 메신저를 이용하는 기업에서는 KT 가입자들의 회의 참여와 업무 연락이 원활하지 않았다. KT망을 사용하는 온라인 수업 역시 먹통이 되면서 학생들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일부 가입자는 일반 전화통화도 되지 않는 등 장애가 확산했다. 고객센터도 연결이 되지 않아 고객 불편이 더해졌다. KT 서버가 접속이 불가능해지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이용자도 덩달아 접속 오류를 호소했다.

타지에 회의가 있어 시외교통수단을 이용하러 가던 C씨는 “출발 시각을 한두 시간 앞두고 예매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어 곤란했다”고 당황스러워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