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전기차 도시를 꿈꾼다. 대구시의 전기차 등록 대수는 경기, 서울, 제주 다음으로 4번째 많다. 친환경차로서 시민들의 반응은 좋다. 하지만 문제는 충전시설이 태부족하다는 점이다. 대구시가 충전시설은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막대한 지원금을 내세워 시민들의 전기차 구입을 부추긴 측면이 없지 않다.

대구시는 친환경차 산업을 대구의 미래 주력 산업으로 꼽고 시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이 충전 시설 등 인프라 확충이다. 대구시는 당장 충전소 확충에 나서길 바란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대구에 등록된 전기차는 1만3천974대, 급속충전기는 677대다. 급속충전기 1기가 감당해야 하는 전기차 수는 20.64대로, 전국 평균(13.48대)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전기차 등록 대수는 대구가 경기, 서울, 제주 다음으로 4번째로 많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소는 17개 지자체 중 부산과 서울 다음으로 꼴찌에서 세 번째다. 차량 공급과 충전소 보급이 심한 불균형 상태다.

수소차 충전소도 문제다. 대구의 수소차는 지난해 보다 4배 이상 늘었지만 수소차 충전소는 1기에서 2기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구시는 20일 전기차 모터 핵심소재인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업인 성림첨단산업을 대구형 리쇼어링(국내복귀) 2호기업으로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대구시가 추진 중인 전기차 모터 밸리의 핵심 기업 역할을 할 전망이다.

대구시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사업비 3천억 원을 투자해 대구국가산단 일원에 전기차 모터 밸리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렇듯 대구시는 미래 친환경차 투자에 전력을 쏟고 있다.

권영진 시장은 “탄소중립 선언으로 촉발된 친환경 차 부품 산업 수요가 급증하는 산업 전환의 중요한 시점이라며 모터 밸리 조성 등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대구시의 방향 설정은 맞다. 하지만 기본 인프라 투자 없이는 관련 산업 발전은 어렵다. 대구시는 그동안 막대한 지원금을 지급하며 시민들의 전기차 도입을 충동질했다. 전기차 보급 수량에 맞춰 충전소를 마련했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전기차 소유주들은 충전에 애를 태운다. 장거리 운행 시 충전소 위치부터 확인하는 형편이다. 일부 아파트단지 등에서는 충전기 사용을 두고 주민 갈등 사례도 적지 않다. 충전 인프라 확충 없이는 미래차 선도 도시의 꿈은 망상에 불과하다. ‘탄소중립, 그린시티’는 헛구호에 그친다. 대구시는 충전소 확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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