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이남 최대 규모 대구 북성로공구골목…온라인에 상권 뺏기고 코로나19로 이중고

발행일 2021-10-21 15:09:2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고령 업주, 온라인 유통망 구성 어려워해…도태

종합산업 공구점, 코로나19로 공장 발주 줄어

인근지역 재개발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

지난 6일 대구 중구 북성로공구상점가 일원에 많은 공구점들이 문을 닫아 적막이 가득하다.
‘도면만 있으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강 이남 최대 공구 골목으로 불린 대구 중구 북성로공구골목이 쇠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납품 업체 발주가 줄고, 온라인 시장에 주도권을 빼앗긴 결과다. 최근 도심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재개발 바람도 쇠락에 한몫하고 있다.

21일 북성로공구골목 상인회와 중구청에 따르면 공구골목 내 상점 수는 지난해 기준 420여 개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40개 이상 줄었다. 황금기였던 1980년대 상점 수가 700여 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안전보호구·베어링·전기 등 건설·제조분야 종합산업 공구를 다루는 330여 개 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해 2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발주처인 공장이 셧다운 되는 등 공구의 수요가 줄자 제조분야 공구를 다루는 업체 매출이 25% 정도 줄었다.

스킬·대형 그라인더 등 건설분야 공구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나머지 급변한 온라인 유통 구조에 적응하지 못해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준 것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공구골목에서 공구점을 운영하는 기성세대들은 대부분이 70대로 온라인 유통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북성로상점가 상인회 관계자는 “전체 공구점의 30%가량은 온라인 유통을 병행하는 2세대가 운영 중이다. 2세대가 운영하는 공구점의 매출의 80% 정도가 온라인에서 올라온다”며 “공구골목 전체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반은 온라인에서 올릴 정도”라고 설명했다.

건설 협력사들이 조달 체계를 온라인으로 바꾼 것도 쇠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0년 전 공구골목 3개 상점을 거래처로 두던 A건설은 현재 경기와 대구 북구 유통단지에 위치한 공구점들과 온라인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 기존에 구매한 드릴 등 장비를 수리해야할 경우에만 공구골목을 찾는다.

A건설 관계자는 “공구골목 공구점들은 소규모 업체들이 모여 있어 취급 품목이 한정적이라 여러 군데를 둘러봐야 하는데다 흥정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협력사들은 많은 종류의 공구와 가격을 한눈에 확인 가능한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현대인이 전통시장보다 온라인 쇼핑몰을 선호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전했다.

이 와중에 공구골목 주변에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상인들은 집값이 올랐을 때 팔고 나가려는 분위기로 어수선하기까지 하다.

지난 5월 이후 접수된 상업지역 내 주거용 건축물의 용적률을 400%로 제한하는 대구도시계획 조례 개정 후 인근 땅값은 치솟았다.

2019년 ㎡당 200만 원하던 북성로2가 일대 공시지가가 2020년은 210만 원 2021년은 233만 원으로 올랐다.

공구골목에는 이미 2곳의 아파트 공사현장이 있고 10곳에서 재개발 관련 서류를 접수했다.

김대식 북성로상점가상인회장은 “인근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땅값 상승으로 골목상권의 어수선함이 없지 않지만, 100년된 북성로공구골목의 계승과 경제적 부흥을 다시 한번 일으키기 위해 상인회와 상인들이 합심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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