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섭 상주경찰서 생활안전과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온갖 곡식과 과일이 무르익는 계절이다.

한 해 동안 땀 흘려 지은 농산물 수확을 앞두고 농민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만드는 불청객이 있으니, 바로 ‘수확기 농산물 절도’다.

최근 3년간(2018년~2020년) 경북도에서 발생한 농산물 절도를 분석해보면, 총 1천591건의 농산물 절도 사건 중 25%인 399건이 수확기(10월~11월)에 발생했다.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상주경찰에서는 과수원·논·밭 및 농산물 보관장소 등 취약장소에 주·야간 집중 순찰 활동을 실시하고, 마을에 설치된 CCTV와 조명시설을 점검하는 등 범죄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범죄는 경찰관 뿐 아니라 당사자인 농민들의 힘이 함께 모아져야 예방할 수 있다.

이에 수확철 농산물 관리 예방법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하자면,

첫째, 농산물 보관장소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외출 전 반드시 점검하는 것이다. 대부분 절도는 비닐하우스, 창고 등 인적이 드물고 잠금장치가 제대로 돼있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다. 잠금장치를 갖추는 것 만으로도 절도범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범죄 소요시간을 길게 해 검거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잠금장치 설치와 점검은 필수다.

두 번째, CCTV 또는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을 농산물 보관 장소 주변에 주차하는 것이다. 농산물 보관 장소 주변에 CCTV를 설치하거나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 주차 또는 CCTV 설치 표지판이라도 설치한다면 범행 시 범인들이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만약 절도 발생 시 해당 영상을 통해 범인을 특정할 수 있다면 조기에 범인을 검거해 피해품 회수에도 매우 용이하다.

세 번째, ‘탄력순찰’을 신청하는 것이다. 경찰이 범죄통계시스템을 활용해 농산물 보관장소 주변에 순찰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주민만큼 마을 내 범죄취약지에 대해 자세하게 알고 있기는 힘들다. 이에 치안서비스의 수요자인 주민의 입장에서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반영해 순찰을 실시하는 ‘탄력순찰’을 신청하면 훨씬 더 안전하게 농산물을 보관할 수 있다.

한 해 동안 정성을 다해 가꾼 농산물은 농민들의 목숨과도 같다. 경찰관의 범죄예방 및 검거를 위한 노력과 주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합친다면 귀중한 농산물을 지켜 안전한 수확기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김경섭 상주경찰서 생활안전과



김일기 기자 kimi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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