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배양 표피세포이식술 85%·미세펀치이식술 78.7% 성공||가톨릭대 배정민 교수 연구 결



▲ 민복기
▲ 민복기


















거울을 보다 보면 한가닥 두가닥 생기는 흰머리를 보고 신경을 쓴 적이 있을 것이다.

피부에 흰색 반점이 생긴다면 어떨까?

◆외출마저 꺼리는 백반증 환자

백반증 환자의 몸 곳곳에는 얼룩처럼 하얀 점이 곳곳에 퍼져있다.

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심지어 외출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백반증’은 피부에 하얀 반점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반점의 크기나 모양이 매우 다양하며 발생 부위도 사람마다 다른 것이 특징이다.

또 백반증은 멜라닌의 파괴로 인해 여러 형태와 크기의 백색 반점이 피부에 나타나는 후천적 탈색소성 질환으로 꼽힌다.

원형 내지는 불규칙한 모양의 백색 반점 혹은 탈색반으로 나타나며 외적인 부분의 미용 상의 결함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백반증은 무릎, 팔꿈치, 손발 뼈가 돌출된 부분에 주로 많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인구의 0.5~2%에서 발생률을 보인다.

백반증 환자 대부분은 날씨가 더워지고 습해지더라도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반팔 셔츠와 반바지를 입지 못한다.

또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색이 짙어지게 될 경우 환부는 더욱 하얗게 눈에 띄기 때문에 여름에는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

실제 대구지역 백반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각종 문진 결과에서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위축돼 있었다.



▲ 난치성 백반증 환자의 수술 전 모습.
▲ 난치성 백반증 환자의 수술 전 모습.
◆수술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

백반증 치료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최근에는 엑시머레이저 치료와 수술적 치료법인 ‘SST(Skin Seeding Technique)’ 피부이식술을 주로 시행한다. SST피부이식술은 멜라닌 세포가 없는 백반증 부위에 정상 피부조직을 0.8㎜이하로 미세하게 떼어내 이식해 정상 피부로 돌아오도록 유도하는 수술법이다.

난치성 백반증 환자에게 세포이식술을 시행한 결과 85%가 치료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피부과 배정민 교수는 2015년 7월~2018년 3월까지 6개월 이상 광선치료를 받았지만 호전이 없는 백반증 환자를 대상으로 비배양 표피세포이식술을 시행한 후 치료 결과를 분석·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조사 대상은 비배양 표피세포이식술을 시행한 환자 중 이식 한 달 뒤부터 광선치료를 재개했으며, 3개월 이상 치료한 경우로 정했다.

그 결과 표피세포이식술을 시행한 20례 중 17례인 85%가 치료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 난치성 백반증 환자의 수술 1개월 이후 모습.
▲ 난치성 백반증 환자의 수술 1개월 이후 모습.


세포이식술은 세포 배양 여부에 따라 비배양법과 배양법으로 구분한다.

이번 연구에 이용된 비배양 표피세포이식술은 정상 피부에서 채취한 표피를 세포 단위로 분리해 세포 배양 없이 백반증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법이다.

공여부 면적의 5~10배까지 이식할 수 있어 넓은 부위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피부과학회지에 게재됐다.

배정민 교수는 백반증 수술 치료법 중 하나인 미세펀치이식술의 치료 성적을 분석한 연구 논문도 발표했다.

2015년 1월~2017년 8월 난치성 백반증 환자에게 시행된 미세펀치이식술 230례를 분석했으며, 78.7%가 치료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세펀치이식술은 0.8㎜ 크기의 작은 펀치이식기로 귀 뒤의 피부를 백반증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법이다.

배 교수는 수술 1주일 후부터 주 2회 엑시머 레이저 및 연고 치료를 병행했다. 미세펀치이식술에 대한 연구 결과는 미국피부과학회지에 게재될 만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에 따라 광선치료 등으로 백반증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난치성 백반증 환자의 수술 2개월 이후 모습.
▲ 난치성 백반증 환자의 수술 2개월 이후 모습.


한편 백반증은 멜라닌세포가 소실돼 피부에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흰 반점이 나타나는 후천성 탈색소 질환이다.

또 자외선 치료와 엑시머레이저 치료가 기본요법이나 넓게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가 어려운 대표적인 난치성 피부질환이기도 하다.

백반증의 수술 치료는 백반증이 1년 이상 번지지 않는 안정형 백반증 환자에 한해 시행되는데, 현재 국내에서 주로 시행되는 수술법은 흡입 물집이식술이다.

이 수술법은 효과는 좋지만 공여부와 수여부를 일대일로 이식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범위를 치료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SST피부이식술은 수술 장비를 이용해 정상 피부조직을 채취해 피부 전 층을 이식하며, 수술시간이 비교적 짧고 출혈이나 통증이 적은 편이다.

기존 흡입수포표피이식술과 달리 관절이나 입 주위와 같이 안면부 굴곡면에도 이식 및 생착이 가능하며, 수술 후 흉터나 자국이 거의 남지 않아 얼굴을 비롯한 눈에 띄는 부위의 치료에 특히 많이 시행되고 있다.

특히 통증이 적어 어린이 백반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백반증의 경우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맞는 치료가 이뤄져야 하므로 피부과 전문의와의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통해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단시간에 치료되는 질환이 아닌 만큼 환자 스스로도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도움말=민복기 올포스킨피부과 대표원장(대구시의사회 부회장·대구시의사회 코로나19 대책본부장)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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