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살자 689명, 자살률 26.1명, 코로나19 이전보다 하락||5년 만에 하락세 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대구지역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사람이 오히려 예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고의적 자해 사망자(자살자)는 629명, 자살률(10만 명당)은 26.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자살자 689명, 자살률 28.7명보다 각각 1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2016년부터 이어졌던 지역 자살자 증가추세도 5년 만에 꺾였다. 2016년 596명이었던 지역 자살자는 2017년 613명, 2018년 656명, 2019년 698명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전국 17개 시·도 순위(자살률)에서도 12위를 기록하며, 이전 해(2019년, 9위)보다 3계단 내려갔다.

지역별로 편차가 큰 연령분포를 동일하게 조정한 연령표준화 자살률(10만 명당)을 보면 이 같은 변화는 더욱 두드러진다.

2019년 대구지역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24.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상위권(4위)이었지만, 불과 1년 만에 22.7명으로 7계단이나 내려간 1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시발점이자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았던 대구에서 이 같은 결과는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시민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 데다 자살 예방문제에 대해 사회적 인식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대구시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

시는 지난해 ‘1577-0199’ 24시간 전화상담을 통해 시민들의 코로나 블루 극복에 앞장섰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자살예방 상담은 6천356건, 자살위기상황 응급출동은 302건이다.

또 생명지킴이 6만여 명을 양성해 시민들의 자살징후를 파악해 조기 중재했다. 대구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정신건강 자가검진을 통해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했다. 자살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긴급대응체계도 구축했다.

경북대 원승희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코로나19처럼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 닥치면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단순화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활동이 제약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들 간 응집하게 되고, 서로 돌보고 챙기는 풍토가 생겨나면서 자살률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위기 상황에서 시민들이 똘똘 뭉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일 평균 36.1명으로, 3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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