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훈 이장.
▲ 최석훈 이장.




고령군 덕곡면 옥계마을의 이장인 최석훈(69)씨는 환갑 진갑을 넘어 곧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마을에서는 가장 젊은 청년이다.

옥계마을은 현재 90여 가구에 주민 140여 명이 살고 있다.

이중 20여 가구는 외지에서 귀촌한 은퇴부부 등으로 주민 대부분이 70~90대일 정도로 옥계마을의 고령화는 상당히 심각하다.

최 이장은 이곳의 토박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옥계마을은 덕곡면에서도 골짜기 가장 위쪽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가야산국립공원 아래 계곡이 깊고 숲이 우거져 계곡의 물이 옥같이 맑은 계곡이어서 옥계라고 부른단다.

최 이장은 군대를 제대한 후 도시로 나가 섬유공장에 취직해 열심히 일한 덕분에 한때 조그만 공장을 직접 운영했다. 하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해 문을 닫고 회사에 취직했다.

도시에서 생활할 당시에도 늘 마음 한 구석에는 남의 옷을 입은 것이 어색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다.



2005년 홀로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이유로 부인을 설득해 일단 귀촌하기로 합의했다.

귀촌한 후 6년 동안은 한 시간 거리인 대구의 직장으로 출퇴근하며 틈틈이 농사일을 했다. 두 곳의 직장에 다니는 셈이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



2011년부터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현재는 소 30여 마리를 사육하고, 논1만5천여㎡를 경작하며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는 이장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장이 되면서 생각보다 훨씬 일이 많아졌다고 한다.

마을숙원사업을 해결하는 것은 물론 주민의 고충상담과 주민등록 처리 업무, 각종 고지서 전달, 행사 안내 등 최 이장이 맡은 일은 너무나 많고 다양하다.

그는 “최근 남부내륙고속철 노선이 가야산국립공원 아래로 지상화되면서 청정지역인 마을이 두 동강이 날 지경에 놓였다. 다행히 고령군과 이장협의회, 마을주민 등이 힘을 합쳐 터널로 변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덕곡면이장협의회장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까지 맡은 덕분(?)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란다.

최석훈 이장은 “이웃 간의 정과 활기가 넘치는 희망공동체를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 또 젊은 세대가 많이 모여 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재호 기자 kjh35711@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