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자신의 이름 내건 극단 이송희레퍼토리의 무대 ‘빈티지 소극장’

발행일 2021-09-26 11:43:4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 〈9〉 빈티지 소극장

40년가까이 대구 연극인으로 살아온 이송희 대표 2009년 개관한 소극장

이송희 대표 “내년 극단 30주년 맞이해, 극단 출신 단원 한 무대에 서길”

빈티지 소극장 이송희 대표(가운데)가 극단 이송희레퍼토리 단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작은 극장이지만 작품의 수준은 거창하게,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을 선보이겠습니다.”

대구 남구 대명문화거리에 위치한 빈티지 소극장(대구 남구 성당로 60길 90) 이송희(61)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2009년 문을 연 빈티지 소극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본인의 이름을 내건 극단의 소극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송희 대표는 1992년 10월 극단 이송희레퍼토리를 창단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 정도로 자신 있던 그의 연기 열정은 어땠을까.

고등학생 때 말재주가 있고 재밌다는 소리를 들으며 인기를 끌던 그였다.

그러한 인기에 그는 코미디언이나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로 웅변 등을 배우며 꿈을 키워나갔다.

대학 연극과에 입학하는 것이 좌절됐고, 영남대 미술대학 조소과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연기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이 대표는 “대학 연극 동아리가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영남대 ‘천마극단’ 동아리에 들어가게 됐다”며 “대학 1학년부터 연극 무대에 오르며, 그때부터는 오로지 연극배우를 목표로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젊은 20대 시절, 대구 연극의 황금기라고 불린 1980년대 연극배우로서 다양한 무대에 서며 기반을 다진다.

그렇게 작은 무대부터 프로 무대에까지 대구에서 연극을 해온 그가 1992년 10월 극단 이송희레퍼토리를 창단한 것이다.

1999년 극단 레퍼토리에서 2001년 극단 배우로 극단명이 바뀌길 반복하다 2003년 다시 원래 이름을 되찾는다.

빈티지 소극장 ‘북경반점’ 무대.
빈티지 소극장 ‘향촌연가’ 무대.
그렇게 그가 연극 무대에 선지는 40년가량.

이 대표는 “당시 건방지다는 쓴소리를 듣고, 비웃음도 많이 당했다. 책임감과 부담도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게 극단 이름이 바뀌길 거듭됐지만 결국 단원들이 모두 그만두면서 나의 이름을 걸고 극단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서울에서 이름이 아닌 ‘호’로 극단 이름을 짓기는 했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극장은 전국에서 유일하다”며 “초심을 가지고 늘 열심히 하자는 의미에서다”고 했다.

단원은 현재 10여 명이 함께 하고 있다. 다른 소극장과 비교해 오랜 세월을 함께 해 온 만큼이나 단원 연령층은 높고, 모두가 가족 같다.

덤으로 탄탄한 연기력과 견고한 관객층도 자부한다.

빈티지 소극장은 개관 이후 창단공연 ‘비 그 이후’를 처음 선보였다. 현재 한 해 4개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100회 이상의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무대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가변형 무대를 가지고 있다는 특색이 있는 빈티지는 대구의 소극장과 비교해 규모 면에서 작고, 적은 객석 수를 보유해 관객을 코앞에 두고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연극’을 추구한다.

관객석 60석으로, 무대가 작아 1인, 2인 등 4인극 이하를 선호한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신조로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사실적, 현실적인 시대상을 반영하는 ‘리얼리즘’을 주제로 하고 있다.

창작극, 번역극, 실험극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대표적으로 ‘북경반점’과 ‘향촌연가’ 등이 있다.

올해는 지난 5월 ‘리타길들이기’, 지난 8월 ‘더 라스트 강시’를 무대에 올렸다.

이송희 빈티지 소극장 대표가 무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극단 이송희레퍼토리는 내년 30주년을 맞이한다.

그는 30주년을 기념해 극단 출신 단원과 함께 연극을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송희 대표는 “끊임없이 연극을 하기도 쉽지 않다. 오랜 기간 연극계에 있었던 만큼 배우 발굴과 배출하는데 노고를 쏟겠다”며 “내 이름을 걸고 극단을 창단했듯 초심을 잃지 않고 대구 연극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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