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구미 이탈’ 더 이어져서는 안된다

발행일 2021-09-22 14:58:3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구미에 터를 잡은 대기업 사업장들의 ‘탈(脫)구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추석연휴 직전 ㈜한화 구미사업장이 충북 보은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미산단에 켜진 또 하나의 빨간불이다. 이에 앞서 삼성, LG 등 대기업 일부 사업장들이 공장이나 기숙사 등 대형 시설물을 잇따라 매각하거나 매물로 내놓고 있어 지역민의 우려를 더하는 상황이다.

한화 구미사업장은 방위산업 업체여서 구미시가 추진하는 방산클러스터 조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전설은 몇 개월 전부터 파다하게 나돌았다. 결국 구미를 떠나 수도권과 가까운 보은으로 옮기는 것이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연내에 1~2개 지자체를 방산클러스터 조성지로 선정할 계획이다. 국책사업인 방산클러스터는 방산부품의 선제적 개발 및 국산화 확대, 대·중소기업 간 협력사업 구축 등이 추진된다. 방산은 수출업종으로 각광받을 뿐 아니라 관련 업종 간 연계발전 효과가 커 지자체 간 육성경쟁이 치열하다.

한화 구미사업장이 빠져나가면 구미산단은 방위산업의 비중축소가 불가피해진다. 구미산단은 한화,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등 국내 방위산업 선도업체 3곳이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3개 업체의 방산분야 매출은 연 4조원 대에 이른다. 이는 구미산단 전체 생산액 36조 원의 10%가 넘는다. 중소협력 업체는 200여 곳에 달한다.

한화 구미사업장은 부지와 건물을 같은 한화 계열사인 한화시스템(구미 사업장)에 넘기는 MOU를 지난 15일 체결했다. 구미사업장은 8만9천㎡ 규모로 폭약 점화장치인 신관 등을 생산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자산 실사 등을 거쳐 최종 계약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한화 구미사업장을 인수하는 한화시스템은 방산전자와 ICT 부문이 주축이다. 군 위성통신 체계 등 방산뿐 아니라 우주항공, 에어택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기업이다. 2015년 빅딜로 삼성에서 한화로 넘어온 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부지 중 일부인 4만5천여㎡를 임차 사용 중이다. 이번에 넘겨받는 부지는 종전 부지의 2배 규모다. 구미시는 한화시스템의 사업영역 확대와 신규투자를 이끌어 내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대기업의 구미 이탈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기업의 신규 유치도 중요하지만 있는 기업의 이탈 방지책은 더욱 중요하다. 지자체는 사활을 건다는 각오로 어떻게 해야 지역에 뿌리 내린 기업이 이탈하지 않을지 지역 경제계, 정치권과 협력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산토기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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