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119 신고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

발행일 2021-09-26 15:12:5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최병구 대구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교

사람은 누구든지 눈앞에서 가족이나 지인이 사고를 당하면 흥분하기 마련이다. 낯선 상황에 흥분이나 패닉이 오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올바른 119신고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살릴 수 있는 사람을 그러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올바르게 119에 신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흥분 NO, 침착 OK.

흥분한 상태에서 신고를 하게 되면 마음이 급해져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또 너무 빨리 말해버리면 신고를 받는 소방대원이 잘 알아듣지 못해 소방차가 늦게 출동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심지어 본인의 집 주소조차 생각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 119로 불이 났다고 신고를 하다가 번호를 착각했다며 도중에 112로 다시 신고 한다며 전화를 끊어버린 사람도 있었다.

둘째, 사고위치는 여기란 말이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위치추적으로 정확한 지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휴대전화 기지국에서 약 1~3㎞ 정도 반경의 대략적인 위치만 확인이 가능하다.

주소를 알고 있다면 본인이 있는 위치의 주소를 말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주소를 특정하지 못하는 장소에 있다면 주변에 보이는 것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변의 큰 건물의 상호나 간판의 전화번호를 불러줘도 쉽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건물이 없다면 주변에 보이는 전신주의 전신주번호, 가로등의 가로등번호, 승강기 내의 버튼을 누르는 곳 위에 있는 승강기ID 등도 활용할 수 있다. 산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본인이 진행 중인 등산로의 위치를 설명해주거나 등산로에 있는 위치표지판의 표시를 확인할 수도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고속도로의 이름과 방향, 그리고 우측에 있는 표지판의 숫자를 불러주면 정확하게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셋째, 신고를 받는 사람이 출동하는 것이 아니라구요.

대부분 119에 신고를 하는 사람들은 신고 접수를 하는 소방관이 직접 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신고를 받는 대원, 출동하는 대원, 응급처치 안내를 하는 대원 등 각자의 임무를 가지고 있다. 신고 접수 대원이 현장상황 파악이 되면 출동대원에게 출동조치를 하고, 심정지 환자 등 응급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응급처치 안내를 하는 대원에게 전화를 연결해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해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이 5분인데 구급차가 도착하는 평균 시간이 약 7분 정도이므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에 신고자가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병구 대구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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