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인사이드/ 기준금리

발행일 2021-09-15 13:10:0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기준금리란 간략하게 말하면 한 나라의 금리 체계의 기준이 되는 중심금리를 말한다. 국가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그 나라 중앙은행에서는 자신들에게 적합한 지표로 기준금리를 정하고 운용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중심금리로 사용한다. 한국은행 소속 기관인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는 1년에 8차례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는 금융기관과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자금조정 예금 및 대출 등의 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된다.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목표인 물가 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물가 동향과 국내외 경제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결정된 기준금리는 당장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영향을 주고 장단기 시장금리나 금융권의 예금 및 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실물경제 전 분야를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기준금리는 인상하면 시중의 돈을 흡수하기 때문에 통화량이 줄어들어 과열된 경기를 꺼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주가나 환율을 내려가게 하는 효과도 있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시중에 돈이 풀려 통화량이 늘어나 침체한 경기가 살아나게 되고, 주가와 환율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는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금융정책 당국이 기준금리 운용을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국내 은행들이 금리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지만 항상 금리체계 체인에서 최상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 중국, 일본 등의 중앙은행에서 결정하는 기준금리에는 그와 반대로 영향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결정하는 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정부와 금융시장에서 그 동향에 촉각을 세운다.

한국은행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나 낮췄고, 이마저도 두 달 뒤인 5월에 다시 0.25%포인트 더 내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가 0.50%로 초저금리 시대가 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제로금리’로 보고 있다. 미국 역시 2020년 3월 전 세계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무려 1.00%포인트(1.25%-0.25%)나 대폭 내렸다. 이를 신호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한동안 기준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나 2021년에 들어와 상황이 변했다. 국내에서는 저금리로 풀린 돈이 주식, 부동산 시장에 몰리면서 인플레이션과 자산시장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미국 역시 시장에 지나치게 돈이 많이 풀렸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동성을 축소하기 위한 테이퍼링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참고로 덴마크, 스위스, 일본의 경우 제로금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맞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일부 은행의 경우 예금을 하면 이자가 붙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예금자가 은행에 보관료를 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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