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도 높은 대책이 필요한 K자형 회복

발행일 2021-09-15 14:08:1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추석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 왔다.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상당히 완화된 방역조치로 고향 방문이나 친인척을 찾아 뵈려는 국민들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4차 대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되는 상황인 것은 변함이 없다. 감염병의 특성상 사람들의 이동과 모임이 증가할수록 신규 감염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고, 돌파감염 사례도 종종 보고되고 있어서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한편으로는 이번 방역조치 완화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면 향후 우리 국민 개개인의 생활은 물론 우리 경제 전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백신 1차 접종률과 완전 접종률이 각각 65%와 40%를 넘는다고 하니 말 그대로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의 복귀가 빨라질 것 같아 기대도 크다. 특히, 높은 백신 접종률과 사회적 면역을 전제로 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진입할 경우, 지금껏 단절됐던 각 부문들이 다시 연결되면서 경제적으로 높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거시경제의 안정성을 책임지고 있는 중앙정부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통화정책당국인 한국은행에서도 내년도 우리 경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민간이든 공공이든 다른 대부분의 전망기관에서도 느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장기화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내수형 중소기업은 물론이고 저소득층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들 또한 위드 코로나에 거는 기대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경기 회복의 온기가 얼마나 넓게 퍼질지는 의문이다. 특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불러 오고 있는 K자형 경기 회복 하에서 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르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막대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작 그 혜택은 빅테크(big Teck)라 불리는 기술기업, 수출 대기업, 부유층, 고학력 화이트칼라와 같은 일부에 집중된 반면 앞서 말한 취약계층들의 여건은 더 어려워졌을 뿐이다.

그렇다고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들의 생활 여건이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하기 어렵다. 물론 생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 활동 기회는 증가하겠지만, 위드 코로나와 함께 정부·공공부문의 지원이 축소되거나 끊기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이전보다 못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가운데 일부(그나마 다행이지만)는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용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졸업과 취업이 지연된 청년들의 실업으로 인한 고통은 더 심해질 수 있다. IMF 외환위기 때를 돌이켜 보면 이런 염려가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청년들이 학업을 마쳐도 일자리가 없어 일자리 탐색에만 수년간 정성을 쏟아야 했고, 마침내 취업에 성공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었을 정도였다. 수년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상흔효과(scarring effect) 혹은 낙인효과(stigma effect) 때문에 기업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실업 상태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다. 위기의 본질은 다를지 모르지만,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은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위드 코로나는 말 그대로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이 아니라 치명률을 낮추는 새로운 방역체계 등을 도입해 코로나19와 공존공생하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언제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경기의 부침(경기 사이클)이 단기화되면서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이 그대로 유지될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에 취약계층이나 청년층 등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체감도를 높이지 못하면 그야 말로 우리 사회 전반이 전에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며칠만 지나면 추석이다. 긴 연휴지만 방역조치 완화로 지난해보다는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다. 다만, 아직 많은 국민들이 그런 여유를 가질 형편이 못 돼 너무 아쉽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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