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만 줄이면”…본보 기자의 일일 배달 라이더 체험기

발행일 2021-09-14 15:40:41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코로나19 장기화 배달음식 문화 급속도로 확산

대구지역 이륜차 전국 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

본보 기자 안전주행으로도 정해진 배달 시간 맞춰

14일 일일 배달 라이더가 된 본보 기자가 배달 준비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음식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이륜차(오토바이) 교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륜차 신고 현황을 보면 대구지역의 이륜차는 올해(지난달 31일 기준) 13만9천351대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13만1천538대) 대비 5.9%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3.4%)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륜차 사고는 소폭 상승(2019년 1천417건→2020년 1천460건) 했지만 사망자(2019년 12명→2020년 24명)는 두 배 늘었다.

교통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놓고 배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반면 교통안전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고 분석하면서 우리나라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의 어두운 측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배달 라이더들이 인도를 내달리는 모습과 위험천만한 신호위반 장면도 손쉽게 목격된다.

그렇다면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배달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를 확인하고자 본보 기자는 14일 배달 피크타임인 오후 7시 지역 내 한 사설 배달업체를 찾았다. 종합보험이 적용된 오토바이 대여, 배달 앱 작동방법, 안전교육 등을 안내 받은 뒤 오후 8시께 현장에 투입됐다.

스마트폰 앱 작은 화면으로 현재 위치가 나타났고 주문이 들어온 매장과 배달 목적지가 초록색 선으로 표시됐다. 어렵사리 첫 배차를 잡았다.

달서구 두류역 일대의 한 치킨집에서 용산동의 한 아파트로 가는 배달이었다. 배달음식을 픽업하고 앱의 인수 칸을 누르자 배달 시간 ‘15분’이 주어졌다. 배달지 거리까지는 3㎞ 내외로 예상시간은 11분이었지만 직선거리이기에 시간이 촉박했다. 마음이 조급했지만 정속 주행, 인도 운행 금지, 앞지르기 금지 등 교통법규를 준수했다.

촉박한 마음과는 달리 안전주행으로도 주어진 배달 시간을 맞췄다.

이날 총 5건의 배달을 한 결과 건당 주어지는 시간은 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10~15분 사이였다. 배달업체 수수료를 제외하고 배달 임금으로 1만5천500원을 받았다.

배달 라이더들이 곡예 타듯 서둘러 운전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었다.

배달 건수를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장거리를 짧은 시간으로 주행할수록 버는 돈은 커지는 구조다.

일부 배달 라이더들에 따르면 신호위반 등을 하면 안전주행할 때보다 시간을 절반가량 단축할 수 있다.

이에 교통법규를 어긴 채 내달리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어디까지나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행동인 셈이다.

이날 사설 배달업체에서 만난 라이더 최모(36)씨는 “숙련된 라이더는 목적지가 같은 곳까지 여러 개를 배차 잡아 배달하는 소위 ‘엎어가는’ 운행을 하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한 번에 다섯 곳 이상 배달하려는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교통법규 준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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