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지원금 형평성 논란 “집도 차도 없는데…왜 나는 못받나요”

발행일 2021-09-06 17:17:3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신청 첫날부터 대구시 등 콜센터 민원 폭발

지급 기준 놓고 형평성 논란, ‘흙수저’ 맞벌이 불만

소득 하위 88%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가운데 형평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6일 오전 9시부터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사진은 달서구 콜센터 직원의 상담 모습.
국민건강보험료가 지급 기준이 되면서 이른바 ‘흙수저’ 맞벌이 가구 등을 중심으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6일 오전 9시부터 하위 소득 86.3%에 해당하는 206만8천388명에게 1인당 25만 원씩 나눠주는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 여부 조회가 진행되면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운영에 들어간 대구시 및 8개 구·군 콜센터에는 지급 기준에 대한 민원이 폭주했다. 남구 콜센터의 경우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3시간 동안 200여 통의 전화가 몰렸다.

재난지원금은 1인 가구의 경우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 17만 원 이하 세대에서 받을 수 있다. 2인 이상부터는 외벌이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다른 기준을 적용받는다.

외벌이 기준 직장 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2인 가구 20만 원 △3인 가구 25만 원 △4인 가구 31만 원이다. 맞벌이 기준으로 보면 △2인 가구 25만 원 △3인 가구 31만 원 △4인 가구 39만 원 등이다.

지역 가입자는 연 소득 외에도 주택, 자동차 등이 모두 지급 기준에 포함된다.

문제는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의 기준이 다른 데다 직장인의 경우 오로지 급여소득 기준으로 건보료가 산정된다는 점이다. 자산(부동산 등)이 부족한 고소득자, 이른바 ‘흙수저’ 맞벌이 가구와 중산층 지역 가입자들은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직장 가입자는 금융소득이나 주택 등 재산이 건보료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고가의 주택이나 금융자산이 많은 사람도 단순히 월급이 적다는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연 소득 3천만 원의 지역 가입자가 2억 원짜리 아파트에 3천만 원가량의 승용차를 보유하면 건보료가 37만 원대로 책정돼 4인 가구라도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반면 동일 연봉 직장 가입자의 경우 9억 원 아파트에 3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 승용차인 벤틀리를 타고 다녀도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건보료가 8만 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직장인도 2인 가구 맞벌이 기준으로 연봉 7천400만 원 선에서 갈리면서 상위 12%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세금을 더 내는 사람들이 못 받는 구조에 대해서도 불만이 나온다.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사실상 국가 발전에 더 많은 기여를 한 이들이 정작 혜택에 배제되면서 정부가 부유층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청년 자영업자 A씨는 “집도 없이 연 소득 3천만 원에 불과한 내가 소득 상위 12%라는 건 분명 잘못됐다. 기준이 헷갈린다”고 말했다.

영남대 허창덕 교수(사회학과)는 “당초 정부가 선별적 지원방식을 선택하면서 예견된 사태였다. 선별 지급은 부유층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면서 정작 지원이 필요한 계층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25만 원 지급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와 이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갈등 봉합 비용을 한 번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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