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대구·경북에서는 축제를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 2년째다. 물론 대구·경북에 국한되는 상황은 아니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축제의 취소 또는 연기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확진자 발생이 숙지지 않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지켜보는 시민들은 안타깝다. 관련 업계에서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 비상 상황에서는 지역민과 외지 방문객 등 축제 참가자들의 안전이 당연히 우선이다. 때문에 통상적 형태의 개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종전과 같은 현장 관람객 위주의 행사는 비대면으로 전환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코로나 상황만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이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축제를 개최하는 모든 기관은 이번 기회에 현장 행사와 비대면 행사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국내외 성공사례 벤치마킹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 행사는 사람이 오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포기하면 새로운 형태의 축제는 선보일 수 없다. 발상의 전환은 이럴 때 필요한 것이다. 축제를 몇 년 연속 개최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구에서는 10월 중 개최 예정이던 지역 대표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취소가 검토되고 있다. ‘치맥페스티벌’은 지난 7월 개최에서 10월로 한차례 연기됐지만 또다시 연기되거나 아예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규모를 축소해 12월 엑스코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정책적으로 ‘위드 코로나’를 추진하지 않는 한 실내 행사 개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구의 대표축제인 ‘2021 컬러풀 페스티벌’과 북구의 ‘금호강 바람소리길 축제’도 취소됐다. 수성문화재단은 내달 1~3일로 예정됐던 ‘수성못페스티벌’을 열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포항에서는 ‘국제불빛축제’의 정상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개최 시기를 11월 중순으로 미뤘지만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면 개최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울릉도에서는 지난달 오징어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코로나에 2년째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은 축제에 목말라하고 있다. 온라인축제도 제대로만 개최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는 그런 축제가 선보이고 있다. 문제는 콘텐츠다. 콘텐츠가 탄탄해야 참가자들이 이탈하지 않는다. 이번 사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앞서 지역축제 콘텐츠 보강의 계기가 돼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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